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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고스트버스터즈 2

뉴 고스트버스터즈 2 (New Ghostbusters Ii Europe) · 1990 · HAL Labor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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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팔지 못한 고스트버스터즈

같은 영화를 원작으로 삼은 패미컴 게임이 두 개 있었습니다. 하나는 액티비전이 북미에서 낸 것이고, 다른 하나가 이 게임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더 잘 만들어진 쪽인 이 게임이 정작 북미에서는 발매되지 못했습니다. 판권 계약이 얽히면서 일본과 유럽에서만 나왔고, 미국 이용자들은 한참 뒤에야 이 게임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만든 곳은 할 연구소입니다. 훗날 별의 커비와 스매시브라더스로 이름을 알리는 그 회사이고, 이 시기의 할 연구소는 이미 탄탄한 기술력으로 평가받고 있었습니다. 영화 판권물이라는 하청성 기획이었는데도 결과물이 단정하게 나온 데는 그런 배경이 있습니다.

뉴 고스트버스터즈 2 액션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90)

유령을 몰아서 덫으로 넣는 게임

뉴 고스트버스터즈 2(New Ghostbusters II)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액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고스트버스터즈 대원이 되어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유령을 잡습니다. 핵심은 총으로 쏘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광선으로 유령을 붙잡아 끌고 다니다가 바닥에 놓아 둔 덫 위로 유도해 가두는 것입니다. 원작 영화의 설정을 그대로 게임 규칙으로 옮긴 셈입니다.

이 구조가 이 게임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유령을 붙잡으면 그쪽으로 끌려가는 힘이 생기고, 그 상태로 이동해서 덫 위치까지 데려가야 합니다. 붙잡는 것과 옮기는 것이 별개의 작업이라 쏘는 액션 게임과는 감각이 완전히 다릅니다. 조작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유령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벽에 부딪히기 일쑤입니다.

뉴 고스트버스터즈 2 액션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90)

두 사람이 한 조로 움직입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두 명이 한 조로 다닌다는 점입니다. 혼자 할 때는 한 명을 직접 조작하고 다른 한 명은 컴퓨터가 따라다니며 도와주는데, 덫을 놓는 역할을 나눠 맡습니다. 그래서 혼자 하면 동료의 움직임을 계산하면서 유령을 유도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하면 게임의 성격이 크게 달라집니다. 한 명이 유령을 붙잡아 끌고 오고 다른 한 명이 미리 덫을 깔아 두는 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어서, 훨씬 빠르고 안정적으로 진행됩니다. 협동이 실제로 유리하게 설계된 게임이라 둘이 할 때의 만족도가 확실히 높습니다.

대원 고르기와 스테이지

시작할 때 고스트버스터즈 대원 중에서 누구를 쓸지 고를 수 있습니다. 각 인물마다 이동 속도와 광선의 성질이 조금씩 다르게 잡혀 있어서, 좁은 통로가 많은 구간에서는 빠른 쪽이, 유령을 오래 붙잡아 둬야 하는 구간에서는 힘이 좋은 쪽이 편합니다. 처음에는 아무나 골라도 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선택이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스테이지는 영화의 장면들을 따라가는 구성입니다.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며 정해진 수의 유령을 처리하면 다음으로 넘어가고, 구간마다 큰 상대가 등장합니다. 큰 상대는 일반 유령처럼 덫으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그 구간에서 처음 하는 사람이 자주 막힙니다.

막히는 지점과 요령

초반에 가장 많이 겪는 실패는 유령을 붙잡은 채로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다른 유령에게 부딪히는 것입니다. 유령을 끌고 갈 때는 이동 속도가 떨어지므로, 주변에 다른 유령이 없는 경로를 먼저 확보한 다음에 붙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덫의 위치 선정도 중요합니다. 덫을 아무 데나 깔면 유령을 데려가는 거리가 길어지고 그만큼 위험 구간이 늘어납니다. 유령이 몰려 있는 지점 근처의 안전한 자리에 미리 덫을 놓아 두면 작업 한 번에 드는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후반 구간에서는 유령의 수와 움직임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난이도가 눈에 띄게 뜁니다. 이때는 욕심내서 여러 마리를 연달아 처리하려 하지 말고, 한 마리씩 확실하게 덫에 넣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판권물치고 잘 만든 게임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영화 판권을 붙인 패미컴 게임은 대체로 평이 좋지 않았습니다. 짧은 개발 기간에 급하게 만들어져 조작감이 나쁘고 내용이 얕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은 그 무리에서 확실히 위쪽에 속합니다. 원작의 설정을 억지로 슈팅이나 액션에 끼워 맞추는 대신 유령을 잡아 가둔다는 행위 자체를 규칙으로 만든 발상이 좋았고, 조작감도 안정적입니다.

한국에서는 이 게임을 접한 경로가 대체로 복사 카트리지나 여러 게임을 담은 합팩이었습니다. 영화 자체가 국내에서도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제목만 보고 골라 본 사람도 적지 않았고, 유령을 총으로 쏘는 게 아니라 끌고 다닌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설치 과정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켜서 그 감각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