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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패미컴판

대항해시대 (Uncharted Waters USA) · 1991 · Ko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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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서 자기 이야기를 만드는 게임

이 게임에는 정해진 길이 거의 없습니다. 항구에서 물건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며 상인으로 살 수도 있고, 해적을 쫓아다니며 전투로 이름을 올릴 수도 있고, 아무도 가 보지 않은 바다로 나가 새로운 땅을 찾아 나설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게임은 막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게임을 한 사람들끼리 이야기가 전혀 다릅니다. 누군가는 향신료 시세를 외우고 다녔고, 누군가는 함대를 키워 바다를 휘젓고 다녔습니다. 자기가 선택한 방식대로 항해 일지가 쌓여 간다는 점이 이 게임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대항해시대 패미컴판 RPG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91)

어떤 게임인가

대항해시대(Uncharted Waters)는 코에이가 만든 항해 시뮬레이션으로, 15세기 무렵의 유럽을 배경으로 배를 몰고 세계를 누비는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출발해 항구를 오가며 교역하고, 배와 선원을 늘려 가며 점점 먼 바다로 나갑니다.

교역은 항구마다 물건 시세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여기에 식량과 물, 선원의 상태를 관리해야 하고, 바다에서는 해적과 폭풍을 만납니다. 코에이 특유의 숫자 관리와 RPG적인 성장이 함께 들어간 구성입니다.

대항해시대 패미컴판 RPG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91)

항해의 실무

초반에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은 보급입니다. 물건을 잔뜩 싣느라 식량과 물을 아끼면, 항구에 닿기 전에 선원들이 굶어 배가 통제 불능이 됩니다. 항로를 정할 때는 목적지까지의 거리와 남은 보급품을 함께 계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해상 전투도 그냥 넘길 수 없습니다. 함대 규모와 대포, 선원 수가 결과를 좌우하지만 바람의 방향도 작용하기 때문에, 무작정 정면으로 붙는다고 이기지 않습니다. 이길 자신이 없으면 도망치는 것도 정당한 선택이고, 실제로 초반에는 피하는 판단이 더 중요합니다.

코에이가 그린 시대

코에이는 삼국지나 노부나가의 야망처럼 실제 역사를 게임의 뼈대로 쓰는 데 능한 회사였습니다. 이 게임에서도 당시 실제로 존재하던 항구와 교역품, 각국의 세력 관계가 그대로 들어가 있어서, 놀다 보면 지리와 역사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이 첫 작품이 성공하면서 대항해시대는 코에이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고, 이후 편들에서 시스템이 훨씬 정교해집니다. 지금 1편을 다시 잡으면 다소 투박하지만, 넓은 바다로 처음 나설 때의 막막함과 설렘만큼은 후속작에서도 좀처럼 다시 만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