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에라 GBA판
리비에라: 약속의 땅 (Riviera the Promised Land U Trashman) · 2005 · At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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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니지 않는 롤플레잉
보통 롤플레잉 게임은 지도 위를 걸어 다니며 마을과 던전을 오갑니다. 리비에라는 그 걷기를 없앴습니다. 대신 장면을 하나씩 넘기면서, 화면 안의 특정 지점을 조사할지 말지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걷는 시간이 사라지고 선택만 남은 구조라, 휴대용 기기에서 짧게 끊어 하기에 아주 잘 맞습니다.
리비에라 GBA판(Riviera: The Promised Land)은 그런 구조를 가진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신들이 파괴하기로 결정한 땅을 배경으로, 그 결정을 집행하러 내려온 주인공이 사람들을 만나며 자기 임무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탐색 포인트라는 자원
조사는 공짜가 아닙니다. 화면의 한 지점을 조사할 때마다 정해진 자원이 소모되고, 그 자원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곳을 다 뒤질 수는 없고, 어디를 볼지 골라야 합니다. 잘 고르면 좋은 아이템과 숨은 사건을 만나고, 헛다리를 짚으면 그냥 지나갑니다.
이 제약이 반복 플레이의 이유가 됩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볼 수 없으니, 다시 할 때 다른 곳을 조사해 못 봤던 장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짧아 보이는 게임이 의외로 오래 남는 이유입니다.
아이템이 곧 기술입니다
전투에서 캐릭터가 쓸 수 있는 것은 들고 있는 아이템에 달려 있습니다. 검을 들면 검 기술을, 활을 들면 활 기술을 씁니다. 그리고 아이템은 쓸수록 닳아 결국 사라집니다. 그래서 좋은 무기를 아끼다가 못 쓰고 끝내는 일과, 헤프게 쓰다가 정작 보스전에서 빈손이 되는 일이 둘 다 벌어집니다.
같은 아이템을 반복해 쓰면 그 기술에 숙련도가 붙어 영구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소모를 감수하고 특정 기술을 익혀 두는 선택이 장기적으로 이득인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을 언제 소모할지 정하는 이 판단이 이 게임 전략의 핵심입니다.
인물과 분위기
주인공 곁에는 여러 동료가 붙고, 진행 중의 선택에 따라 관계와 결말이 달라집니다. 대화 장면의 비중이 큰 편이라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가 전투 못지않습니다. 그림도 인물 일러스트를 앞세운 방식이라 인상이 강하게 남습니다.
한 장면이 짧게 끊기고 저장도 자주 할 수 있어서, 긴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습니다. 흔한 롤플레잉의 형식을 따르지 않는 만큼, 처음에는 낯설어도 익숙해지면 이 구조가 왜 이렇게 짜였는지 납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