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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맥스

매드 맥스 (Mad Max USA) · 1990 · Mind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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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를 달리는 자동차, 기름 한 통을 놓고 벌어지는 싸움, 그리고 그 세계관을 패미컴 카트리지 하나에 우겨 넣으려 한 시도. 이 게임은 잘 만든 작품으로 기억되기보다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데만 한참이 걸리는 게임으로 기억됩니다. 시작하자마자 사막 한복판에 던져지는데 안내가 거의 없어서, 처음 잡은 사람은 대체로 몇 분 만에 죽고 나서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되짚게 됩니다.

매드 맥스(Mad Max)는 같은 이름의 영화, 그중에서도 황폐해진 세상을 배경으로 한 두 번째 편의 분위기를 가져온 패미컴용 액션 게임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넓은 황무지를 돌아다니며 차를 몰고, 적을 상대하고, 기름과 물과 탄약을 구해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차를 타고 달리는 구간과 내려서 걸어 다니는 구간이 번갈아 나옵니다.

매드 맥스 어드벤처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90)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한 판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차를 몰고 황무지를 가로지르다 보면 적 차량이 달라붙습니다. 이들을 떼어 내거나 부수면서 이동하고, 중간중간 나오는 마을이나 거점에 들릅니다. 거점에서는 모아 둔 자원을 써서 차를 고치거나 무기를 사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핵심은 자원 관리입니다. 기름이 떨어지면 차가 멈추고, 물이 떨어지면 주인공이 버티지 못합니다. 그래서 무작정 앞으로 달리는 게 아니라, 지금 가진 것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계산하며 움직여야 합니다. 이 계산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는 벌판 한가운데서 그대로 끝납니다.

차에서 내리면 게임의 성격이 바뀝니다. 걸어 다니며 총으로 적을 상대하는 구간인데, 차를 몰 때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맞는 판정이 후하지 않고 적은 여럿이라, 이 구간을 얼마나 짧게 끊고 나오느냐가 생존에 직결됩니다.

매드 맥스 어드벤처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90)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가장 큰 벽은 게임이 목적지를 알려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디로 가야 이야기가 진행되는지가 명확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같은 지역을 빙빙 돌다가 자원만 축내기 쉽습니다. 요령이라면 만나는 인물들이 흘리는 말과 지형지물을 단서로 삼고, 갔던 길을 스스로 기억해 두는 것입니다.

조작 감각도 적응이 필요합니다. 차가 원하는 대로 즉각 반응하지 않고, 방향을 틀 때 미끄러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 관성을 계산에 넣지 않으면 적 차량을 들이받거나 지형에 걸립니다. 처음 얼마간은 속도를 줄이고 다니면서 차가 어떻게 도는지부터 몸에 익히는 편이 낫습니다.

난이도가 급하게 튀는 지점은 자원이 바닥나기 시작하는 중반입니다. 초반에는 어영부영 넘어가지지만, 보급 없이 이동 거리가 길어지는 구간에 들어서면 실수 한 번이 그대로 판을 접게 만듭니다.

원작 영화와 게임 사이

이 게임이 가진 가장 확실한 무기는 세계관입니다. 기름이 곧 목숨인 세상, 개조 차량, 사막. 영화가 만들어 놓은 이 그림이 워낙 강해서, 게임 화면이 투박해도 무엇을 흉내 내려 했는지는 분명히 전해집니다. 자원을 아끼며 다음 거점까지 버티는 구조 자체가 원작의 정서와 맞물립니다.

문제는 그 정서를 게임으로 풀어내는 솜씨가 따라오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조작이 뻣뻣하고, 안내가 부족하고, 죽었을 때 잃는 것이 많습니다. 영화의 팬이 기대를 안고 잡았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흔했던 이유입니다. 당시 영화를 원작으로 삼은 게임들이 대체로 겪던 문제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의 기억

한국에서 이 게임은 널리 퍼진 축이 아닙니다. 원작 영화가 국내에서 폭넓게 알려진 시기와 이 게임이 돌아다닌 시기가 잘 맞지 않았고, 무엇보다 게임 자체가 친절하지 않아 문방구 앞에서 짧게 즐기기에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몇 분 안에 재미를 보여 주는 액션 게임들이 훨씬 유리한 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소수가 붙들고 파고들던 쪽에 가깝습니다. 지도를 종이에 그려 가며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적어 두고, 자원 소모를 계산해 경로를 짜던 방식입니다. 그렇게 접근하면 처음의 막막함이 조금씩 걷히고, 황무지를 관리하며 건너간다는 이 게임 나름의 맛이 드러납니다.

지금 다시 잡아 보면 완성도의 한계는 감출 수 없습니다. 다만 자원이 곧 생존인 세상을 게임 규칙으로 옮기려 했다는 점만큼은, 이 시기 패미컴 게임 중에서 유별난 시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