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든 NFL 99
매든 NFL 99 (Madden Nfl 99 Europe) · 1998 · EA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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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게임의 판을 바꾼 한 가지 기능
미식축구 게임 시리즈는 해마다 숫자만 바뀌어 나오는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선수 명단이 갱신되고 그래픽이 조금 나아지는 정도가 전부인 해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해의 작품은 이후 스포츠 게임 전체의 표준이 된 요소를 처음 들고 나왔습니다. 한 시즌만 치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즌에 걸쳐 팀을 운영하는 모드가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선수를 영입하고 방출하고, 신인을 뽑고, 나이 든 선수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몇 년을 이어 가는 방식입니다. 지금은 어느 스포츠 게임에나 당연히 들어 있는 요소지만, 당시에는 경기만 하고 끝나던 스포츠 게임에 완전히 새로운 축을 더한 시도였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매든 NFL 99(Madden NFL 99)는 미국 프로 미식축구를 소재로 한 스포츠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한 팀을 맡아 공격과 수비를 지휘하고, 실제 선수를 조작해 경기를 치릅니다.
미식축구는 야구처럼 한 플레이씩 끊어 가는 경기입니다. 공격 측은 매번 어떤 작전을 쓸지 고르고, 수비 측도 그에 맞춰 대형을 고릅니다. 작전이 정해지면 공이 스냅되고, 그때부터 몇 초 동안 실시간 조작이 시작됩니다. 이 고르기와 조작이 번갈아 오는 리듬이 게임의 뼈대입니다.
공격 쪽에서는 쿼터백을 조작해 패스할 상대를 고르거나, 러닝백에게 공을 넘겨 뚫고 나가는 선택을 합니다. 수비 쪽에서는 선수 한 명을 잡고 상대의 진로를 막거나 패스를 가로챕니다. 규칙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처음이 낯설지만, 네 번의 시도 안에 정해진 거리를 전진해야 한다는 기본만 알면 나머지는 하면서 익힐 수 있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알아 둘 것
가장 먼저 부딪치는 벽은 작전 목록입니다. 화면 가득 낯선 이름의 포메이션이 펼쳐지는데, 처음에는 무엇을 골라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요령은 단순합니다. 남은 거리가 길면 패스, 짧으면 러닝 계열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그 정도만으로도 경기는 굴러갑니다.
두 번째는 패스 타이밍입니다. 공을 잡은 채로 오래 서 있으면 수비수가 달려들어 그대로 무너집니다. 스냅 직후 몇 초 안에 던질 곳을 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받을 선수가 표시되면 그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라, 화면을 넓게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수비입니다. 처음에는 아무 선수나 잡고 공을 든 상대에게 달려가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대형이 무너져 크게 뚫립니다. 자기 자리를 지키는 선수를 잡고 진로를 좁히는 쪽이 실점을 줄이는 길입니다.
닌텐도64판의 성격
이 시리즈는 여러 기종으로 동시에 나왔고, 기종마다 화면과 감각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닌텐도64판은 카트리지 매체를 쓰기 때문에 불러오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작전을 고르고 바로 경기가 시작되고, 플레이가 끝나면 곧장 다음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스포츠 게임처럼 짧은 단위를 계속 반복하는 장르에서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게 다가옵니다.
반대로 카트리지 용량의 한계 때문에 해설 음성과 영상 연출은 다른 기종판보다 줄어 있습니다. 경기 중간중간 들어가는 중계석 대사가 상대적으로 단출하고, 화면 연출도 절제된 편입니다.
패드도 성격에 영향을 줍니다. 아날로그 스틱으로 선수를 움직이면 방향 전환이 부드러워서, 수비수 사이를 비집고 달리는 감각이 십자키만 쓸 때보다 자연스럽습니다.
여럿이 모여서 하는 재미
이 게임의 진짜 가치는 혼자 할 때보다 여럿이 모였을 때 나옵니다. 닌텐도64는 컨트롤러 단자가 넷이라 별도의 장치 없이 여러 명이 붙을 수 있었고, 미식축구는 공수가 명확히 갈리기 때문에 편을 나누기에 적합합니다.
한 사람이 작전을 고르는 동안 상대가 화면을 못 보게 막는 실랑이, 마지막 순간에 던진 긴 패스가 통했을 때의 소란 같은 것이 이 게임을 기억하는 방식입니다. 규칙을 모르는 사람도 몇 판 하다 보면 언제 소리를 질러야 하는지는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국내에서의 자리
미식축구는 국내에서 친숙한 종목이 아닙니다. 규칙이 복잡하고 중계를 접할 기회도 드물었기 때문에, 이 시리즈는 축구나 농구 게임만큼 널리 퍼지지 못했습니다. 닌텐도64 자체도 국내에서는 소수의 기기였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해 본 사람은 대체로 특정한 경로를 거쳤습니다. 수입 소프트를 취급하던 매장에서 우연히 집었거나, 미식축구를 아는 사람 손에 이끌려 처음 잡았거나 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막상 몇 판 하고 나면 종목을 모르는 채로도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 브라우저에서 바로 켜 보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규칙을 몰라도 몇 번 시도하다 보면 어느새 다음 작전을 고르고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