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위닝일레븐 98 (닌텐도 64)

인터내셔널 슈퍼스타 사커 98 (International Superstar Soccer 98 Europe) · 1998 · Konami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월드컵 해에 나온 축구 게임

1998년은 축구 게임을 만드는 회사들에게 한 해 농사를 결정하는 시기였습니다. 대회가 열리는 해에 맞춰 나온 이 작품도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 앞선 해에 나온 판본이 3D로 넘어오는 실험이었다면, 이쪽은 그 위에서 다듬을 것을 다듬은 판본에 가깝습니다.

켜 보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선수들이 움직이는 결이 매끄러워졌다는 점입니다. 방향을 틀 때 몸이 도는 동작이 붙었고, 공을 받는 자세도 여러 가지로 나뉩니다. 화면만 봐서는 큰 차이가 아닌데, 잡고 몇 분 돌려 보면 손끝에 오는 반응이 다릅니다.

위닝일레븐 98 (닌텐도 64) 스포츠 게임 화면 1 - 닌텐도 64 (1998)

어떤 게임인가

위닝일레븐 98(International Superstar Soccer 98)은 국가대표팀을 골라 친선전과 대회를 치르는 축구 게임입니다. 실명 라이선스는 없지만 선수마다 능력치와 특징이 실제 인물을 짐작할 수 있게 붙어 있어서, 명단을 훑어보며 누구인지 맞혀 보는 것도 이 시리즈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경기 조작은 짧은 패스와 스루패스, 로빙, 슛과 태클로 이루어집니다. 버튼을 누르는 길이가 힘의 세기가 되기 때문에, 같은 패스라도 짧게 톡 끊는 것과 길게 눌러 넘기는 것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냅니다. 이 감각을 잡는 게 이 계열 축구 게임을 배우는 첫 단계입니다.

대회를 이어 가는 모드가 있어서 조별 리그를 통과하고 토너먼트를 올라가는 긴 호흡의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경기가 쌓일수록 선수 체력이 떨어지므로 교체와 로테이션을 생각하게 됩니다.

위닝일레븐 98 (닌텐도 64) 스포츠 게임 화면 2 - 닌텐도 64 (1998)

앞선 판본과 달라진 것

가장 큰 차이는 개인기와 몸싸움 표현입니다. 드리블 중에 상대 몸에 닿았을 때 밀리는 정도가 선수 능력에 따라 달라져서, 힘 좋은 공격수 하나가 등을 지고 버티며 시간을 버는 플레이가 실제로 됩니다. 앞선 판본에서 접촉이 다소 단순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축구에 가까워졌습니다.

골키퍼 반응도 손봤습니다. 예전 판본에서 통하던 특정 각도의 슛이 막히기 시작하고, 대신 크로스 상황에서 나오는 경합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득점 방법을 다시 찾아야 하는데, 그게 새로 나온 판본을 사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술 설정도 조금 더 세분화되어, 수비 라인을 올릴지 내릴지 압박을 어느 정도로 할지 정할 수 있습니다. 라인을 올려 상대를 가두는 방식은 통쾌하지만 한 번 뚫리면 그대로 실점이라, 점수 차와 남은 시간을 보고 조절하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대부분은 슛에서 막힙니다. 골대 앞에서 버튼을 오래 누르면 공이 관중석으로 날아갑니다. 이 게임의 슛은 짧게 끊어 차는 게 기본이고, 각도가 좁을 때는 골키퍼 반대쪽 구석을 노려 밀어 넣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수비도 어렵습니다. 태클 버튼을 연타하면 파울로 카드를 받고 세트피스를 내주게 됩니다. 우선은 상대 진행 방향을 몸으로 막아 서고, 공이 발에서 떨어지는 순간에만 발을 넣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또 하나는 골키퍼가 나와 있는 상황을 못 살리는 겁니다. 키퍼가 앞으로 나왔을 때는 강하게 차기보다 살짝 띄우거나 옆으로 밀어 넣는 쪽이 확률이 높습니다.

대전에서의 재미

혼자 대회를 도는 것도 되지만, 이 게임의 본령은 둘이 마주 앉는 순간에 나옵니다. 공을 오래 돌리며 상대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람과 앞에서부터 압박해 끊으려는 사람이 붙으면, 축구 게임인데도 심리전에 가까운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골이 흔하지 않은 편이라 한 골이 나오면 경기 전체의 성격이 바뀝니다. 앞선 쪽은 뒤로 물러서고 지는 쪽은 라인을 올리는데, 그때 생기는 뒷공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승부를 가릅니다.

그 시절의 기억

국내에서는 이 계열 축구 게임을 기종을 가리지 않고 하나의 이름으로 뭉뚱그려 부르는 일이 많았습니다. 실명이 없다는 점을 아쉬워하면서도, 조작이 뜻대로 되는 축구 게임을 찾다 보면 결국 이쪽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평이 따라다녔습니다.

월드컵이 열리던 해의 분위기와 겹쳐 기억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본 경기를 그날 저녁에 직접 다시 해 보는 경험은, 대회가 있는 해에만 누릴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