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DS 두뇌 트레이닝
매일매일 DS 두뇌 트레이닝 (Maeilmaeil Ds Dunoe Training Korea) · 2005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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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를 세로로 들다
이 소프트를 실행하면 화면이 세로로 돌아갑니다. 닌텐도 DS를 책처럼 세워 들고, 터치펜으로 답을 적어 넣습니다. 게임기를 쥐는 방식 자체를 바꿔 버린 이 발상 때문에,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부담 없이 손을 댈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 소프트는 기존 게임 시장 바깥에 있던 사람들에게까지 팔려 나갔습니다. 지하철에서 어른들이 DS를 세워 들고 무언가를 적고 있는 풍경은 그 시절의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두뇌 트레이닝(Maeilmaeil DS Dunoe Training)은 도호쿠대학의 가와시마 류타 교수가 감수한 학습 소프트입니다. 간단한 계산 문제를 빠르게 풀고, 글을 소리 내어 읽고, 숫자를 기억하는 짧은 과제를 반복하면서 전두엽을 자극한다는 개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매일 하나씩 과제를 수행하면 두뇌 나이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스무 살이 가장 좋은 결과이고, 결과가 나쁘면 여든 살이 나옵니다. 이 숫자 하나가 다음 날 또 켜게 만드는 동력이었습니다.
훈련 과제들
대표적인 과제는 한 자리 덧셈과 뺄셈, 곱셈을 연달아 백 문제 푸는 것입니다. 계산 자체는 초등학생 수준이지만 시간을 재기 때문에 손이 바빠집니다. 답은 터치펜으로 숫자를 직접 써서 입력하며, 글씨를 흘려 쓰면 인식이 안 되어 손해를 봅니다.
소리 내어 읽기 과제는 짧은 문장을 최대한 빨리 낭독하는 것입니다. 숫자 기억 과제는 화면에 잠깐 보였다 사라지는 숫자의 위치를 순서대로 짚는 것으로, 사람에 따라 유난히 잘하거나 유난히 못하는 편차가 큽니다.
매일 하게 만드는 장치
이 소프트의 핵심은 내용보다 습관 설계에 있습니다. 한 번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고, 달력에 도장이 찍히고, 기록이 그래프로 쌓입니다. 어제보다 나은 숫자가 나오면 기분이 좋고, 며칠 빠뜨리면 달력에 빈칸이 남습니다.
여러 사람의 기록을 따로 저장할 수 있어 가족끼리 두뇌 나이를 겨루는 일도 흔했습니다.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계산이 빠른 사람이 이기는 구도라, 세대와 상관없이 대등하게 겨룰 수 있었습니다.
훈련 과제 외에 스도쿠가 여러 판 들어 있습니다. 터치펜으로 숫자를 적고 지우는 조작이 종이에 연필로 푸는 감각과 비슷해서, 본편보다 스도쿠를 더 오래 붙잡고 있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난이도가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어 처음에는 쉬운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계산 훈련이 지겨워질 즈음 눈을 돌릴 곳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이 소프트의 구성을 탄탄하게 만들었습니다.
두뇌 나이라는 숫자
결과로 나오는 두뇌 나이가 실제 인지 능력을 얼마나 정확히 재는지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매일 몇 분씩 계산과 낭독을 반복하는 습관 자체는 나쁠 것이 없고, 무엇보다 그 습관을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는 점이 이 소프트의 가치였습니다.
지금 다시 해 봐도 첫 결과에서 예상보다 높은 나이가 나와 자존심이 상하는 경험은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그 자존심 때문에 한 번 더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