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슬러그 3
메탈슬러그 3 (Metal Slug 3 Ngm 2560) · 2000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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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미션이 끝나지 않습니다
시리즈를 조금 해 본 사람이라도 이 작품의 최종 미션에서는 한 번쯤 시계를 봅니다. 지하에서 시작해 거대한 모선으로 올라가고, 우주로 나가서 또 싸우고, 그러고도 끝이 아닙니다. 동전을 스무 개 넘게 넣고 나서야 겨우 마지막 화면을 봤다는 이야기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한 판이 이렇게까지 긴 아케이드 게임은 흔하지 않았습니다.
메탈슬러그 3(Metal Slug 3)는 손으로 그린 도트 그림 위에서 벌어지는 횡스크롤 런앤건입니다. 병사 하나가 총을 들고 앞으로 나아가며 적을 정리하고, 곳곳에 묶여 있는 포로를 풀어 주고, 전차 모양의 탈것에 올라 화력을 키웁니다.

길이 하나가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길이 여러 갈래라는 점입니다. 미션 도중 위로 올라갈지 아래로 내려갈지, 물속으로 들어갈지 지상으로 갈지 고르는 지점이 나오고, 선택한 길에 따라 만나는 적과 보스가 달라집니다.
덕분에 같은 미션을 여러 번 해도 매번 다른 화면이 나옵니다. 어떤 길은 짧고 안전한 대신 얻는 것이 적고, 어떤 길은 길고 위험한 대신 탈것과 포로가 많습니다. 이 갈림길 하나가 게임의 수명을 몇 배로 늘려 놓았습니다.

좀비가 되고 뚱뚱해지고
이 작품은 주인공에게 별별 짓을 다 합니다. 좀비에게 물리면 몸이 썩어 걸음이 느려지는 대신, 위로 피를 뿜어 화면을 쓸어버리는 기술이 생깁니다. 음식을 잔뜩 먹어 살이 찌면 뒤뚱거리는 대신 쏘는 총알이 굵어집니다.
이 변신들이 단순한 벌칙이 아니라 나름의 장단이 있는 상태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좀비 상태의 광역 공격은 특정 구간에서 오히려 강력해서, 일부러 물린 채로 진행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무엇에 당하든 화면 위에서 벌어지는 일이 웃겨서 죽어도 덜 억울합니다.

타는 것도 가지가지
탈것도 크게 늘었습니다. 땅을 파고 들어가는 드릴 차량, 물속을 다니는 잠수정, 하늘을 나는 회전익기가 있고, 낙타와 타조에 올라타는 구간까지 있습니다. 코끼리를 타고 코로 불을 뿜는 장면에 이르면 이게 대체 무슨 게임인가 싶어집니다.
탈것은 체력이 다하면 폭발하는데, 폭발 직전에 뛰어내려 적진으로 밀어 넣는 자폭 공격이 따로 있습니다. 보스 앞에서 이것을 성공시키면 체력이 뭉텅이로 깎여서, 탈것을 언제 버릴지가 공략의 한 축이 됩니다.
화면을 채운 손그림
이 시리즈가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결국 그림입니다. 병사 하나가 쓰러지는 동작, 폭발에 튀어 오르는 잔해, 배경에서 딴짓하는 적들까지 전부 손으로 그려 넣었습니다. 화면을 멈춰 세우고 구석구석 뜯어봐도 대충 그린 데가 없습니다.
미션마다 분위기도 완전히 다릅니다. 밝은 해변에서 시작해 좀비가 가득한 밤거리를 지나고, 물속과 사막을 건너 마지막에는 우주까지 갑니다. 시리즈 전체에서 이 작품을 가장 위에 놓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만한 물량과 밀도를 다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