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슬러그 5
메탈슬러그 5 (Metal Slug 5 Ngm 2680) · 2003 · SNK Pla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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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져 들어가는 새 동작
시리즈를 오래 한 사람이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것은 손끝의 감각입니다. 앞으로 미끄러지듯 파고드는 동작이 새로 생겨서, 탄이 빽빽한 구간을 빠져나가거나 적의 품으로 단숨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걷고 뛰고 엎드리는 것밖에 없던 이전까지와 달리, 회피가 하나의 기술로 자리 잡은 첫 작품입니다.
메탈슬러그 5(Metal Slug 5)는 정체불명의 무장 조직이 훔쳐 간 기밀을 되찾기 위해 특수부대가 출동하는 횡스크롤 런앤건입니다. 총을 쏘며 전진하고 포로를 풀어 주고 탈것에 올라타는 시리즈의 뼈대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흙빛 무대와 갑작스러운 결말
무대는 협곡과 사막, 정글을 지나 조직의 시설로 이어집니다. 전체적으로 흙과 바위의 갈색이 화면을 지배해서, 이전 작품들의 다채로운 색감과는 확실히 다른 인상을 줍니다. 배경에 깔린 유적과 조각상도 이 시리즈에서는 낯선 결입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이르면 분위기가 갑자기 뒤집힙니다. 사람과 병기를 상대하던 게임이 별안간 신화 속 존재 같은 것과 마주하게 되고, 최종 보스는 그때까지의 흐름과 완전히 다른 곳에서 튀어나옵니다. 설명이 충분치 않아 당황스러우면서도, 그 갑작스러움 자체가 이 작품을 기억하게 만듭니다.

새 탈것과 익숙한 무기
새로 들어온 탈것 중 눈에 띄는 것은 사람 형태에 가까운 이족 보행 병기입니다. 두 팔로 포를 쏘고 다리로 밀고 들어가는 조작감이 기존의 전차형 탈것과 달라서, 이것 하나 때문에 특정 구간을 반복해서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무기는 시리즈의 익숙한 구성을 따릅니다. 넓게 퍼지는 산탄과 꿰뚫는 레이저, 쫓아가는 로켓이 상황에 따라 나오고, 폭탄은 여전히 아껴 두었다가 보스 앞에서 몰아 넣게 됩니다. 새 회피 동작이 생긴 만큼 아이템을 주우러 가는 동선도 이전보다 과감해집니다.

짧지만 매섭습니다
미션 수가 많지 않아 한 바퀴가 빨리 끝납니다. 대신 밀도가 높습니다. 화면을 가로막는 적의 배치가 촘촘하고 안전한 자리가 짧게만 주어져서,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외워서 하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어느 지점에서 미끄러져 들어가고 어디서 엎드릴지가 사실상 정해져 있고, 그 답을 찾은 뒤부터 진도가 확 나갑니다. 두 명이 붙으면 화력으로 뚫을 수 있는 구간이 늘어나서 체감이 크게 달라집니다.
음악이 다릅니다
이 작품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음악입니다. 시리즈 특유의 경쾌한 행진곡풍에서 벗어나 묵직한 전자음과 리듬을 앞세운 곡들이 깔리는데, 첫 미션의 곡부터 이전 작품들과 확연히 다릅니다.
이 변화가 화면의 건조한 색감과 맞물려서 시리즈 안에서 가장 분위기가 다른 한 편이 되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이 작품의 음악만 따로 찾아 듣는 사람이 있을 만큼 인상이 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