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바이킹
미스터 바이킹 (Mister Viking 315 5041 Japan) · 1984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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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달린 투구를 쓴 작은 사내가 화면 속을 뛰어다니는 그림은, 1984년 오락실에서는 제법 눈에 띄는 소재였습니다. 그 무렵 화면을 채우던 것은 대개 우주선이나 자동차, 아니면 정체 모를 외계 생명체였으니까요. 북유럽 바이킹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이 게임은 그 점만으로도 다른 기계들 사이에서 구분이 갔습니다.
미스터 바이킹(Mister Viking)은 세가가 자사 기판으로 내놓은 액션 게임입니다. 주인공을 조작해 화면을 돌아다니며 달려드는 적을 상대하고, 살아남아 다음 구간으로 넘어가는 것이 기본 흐름입니다. 조작은 이동과 공격으로 정리되어 있어 붙자마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대신 적의 수와 배치가 판마다 조여 들면서 난이도를 만듭니다.
한 판의 흐름
한 판은 짧고 밀도가 높습니다. 화면에 들어서면 사방에서 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것을 처리하는 동안에도 뒤에서 계속 새로운 것이 밀려듭니다. 한곳에 서서 버티려 하면 금세 둘러싸이므로, 계속 자리를 옮겨 가며 한쪽씩 끊어 내는 것이 기본입니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죽는 이유는 욕심입니다. 눈앞의 적을 하나라도 더 처리하려고 붙어 있다가 뒤쪽이나 위아래에서 다가온 것에 당합니다. 화면 전체를 한 번씩 훑으면서 비어 있는 방향을 찾아 그쪽으로 빠져나가는 습관을 들이면 생존 시간이 눈에 띄게 길어집니다.
공격과 거리 재기
이 게임에서 공격은 사정거리가 길지 않습니다. 그래서 적에게 다가가야 하는데, 다가가는 순간이 곧 위험한 순간이 됩니다. 관건은 적이 내 쪽으로 이동해 오는 리듬을 읽고, 그쪽이 한 발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춰 내가 먼저 치는 것입니다.
적의 움직임은 종류마다 다릅니다. 직선으로 곧장 달려드는 것은 오히려 상대하기 쉽습니다. 타이밍만 재면 되니까요. 까다로운 쪽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게 움직이거나, 화면 가장자리에서 들어왔다 물러났다 하는 것들입니다. 이런 적은 무리해서 쫓아가지 말고 지형을 등지고 기다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화면을 읽는 요령
좁은 화면에 여러 요소가 동시에 나오다 보니, 눈이 한곳에 고정되면 바로 당합니다. 주인공 주변의 좁은 범위만 보는 대신, 화면 전체를 흐릿하게 보면서 움직이는 것들의 위치를 대략 파악하는 쪽이 훨씬 오래 삽니다. 이건 이 시절 액션 게임 전반에 통하는 감각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는 구석을 함부로 쓰지 않는 것입니다. 구석에 몰리면 도망갈 방향이 반으로 줄어들고, 그 상태에서 두 방향으로 동시에 압박이 들어오면 빠져나갈 수가 없습니다. 가능하면 화면 가운데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아 사방으로 길을 열어 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1984년 세가의 자리
세가는 이 시기에 다양한 소재를 시험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오락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져 있었고, 비슷한 게임만으로는 손님을 끌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바이킹 같은 낯선 소재를 가져와 화면의 인상을 바꾸는 시도가 나왔습니다. 결과적으로 크게 이름을 남긴 작품은 되지 못했지만, 그 시절 오락실이 얼마나 다양한 시도를 품고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한 장면입니다.
같은 무렵 세가는 몇 가지 기판을 돌려 쓰면서 게임을 빠르게 내놓았습니다. 화면 구성과 소리의 질감이 비슷한 작품들이 여럿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 게임 역시 그 계열의 냄새를 뚜렷이 갖고 있어, 당시 세가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첫 화면부터 익숙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지금 해 보는 감상
국내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널리 깔리지 못한 축에 속하고, 같은 시기에 훨씬 강한 게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처음 보는 사람도 대부분일 텐데, 오히려 그 점이 재미있기도 합니다. 아무 정보 없이 붙잡아 규칙을 몸으로 알아내는 경험은 요즘 게임에서는 하기 어려운 일이니까요.
분량이 길지 않고 한 판이 금방 끝나므로, 잠깐 시간을 내서 몇 번 시도해 보기에 적당합니다. 처음 몇 판은 무엇에 죽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겠지만, 다섯 판쯤 하면 적이 나오는 순서와 위험한 자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가 이 게임의 진짜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