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타임
버거타임 (Burger Time Data East USA) · 1982 · Data East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밟아서 만드는 햄버거
요리사가 사다리와 발판으로 이루어진 주방을 뛰어다닙니다. 발판 위에는 빵, 고기, 양상추 같은 재료가 놓여 있고, 그 위를 끝에서 끝까지 밟고 지나가면 재료가 한 층 아래로 떨어집니다. 이렇게 재료를 차례로 떨어뜨려 맨 아래에 햄버거를 완성하면 판이 끝납니다. 규칙은 이렇게 간단한데, 실제로 해 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버거타임(Burger Time)은 데이터 이스트가 만든 오락실 게임입니다. 화면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고정 화면에서 사다리와 발판을 오가며 목표를 달성하는 구성이라, 같은 시기의 다른 고전 명작들과 나란히 놓이는 작품입니다.
소시지와 계란과 오이
주방에는 요리사를 쫓아다니는 적들이 있습니다. 소시지, 계란 프라이, 오이가 걸어 다니면서 계속 따라붙고, 스치기만 해도 목숨이 하나 줄어듭니다. 이 적들은 요리사가 있는 쪽으로 최단 경로를 잡아 오기 때문에, 도망칠 자리를 미리 만들어 두지 않으면 금세 궁지에 몰립니다.
대응 수단은 후추입니다. 후추를 뿌리면 적이 잠깐 멈춰 서는데, 가진 양이 몇 번 안 되기 때문에 정말 위험할 때만 써야 합니다. 화면 위쪽에 남은 후추 수가 표시되어 있어서, 그 숫자를 보며 얼마나 무리할지 계산하게 됩니다.
재료로 적을 깔아뭉개기
이 게임에서 가장 통쾌한 순간은 적을 재료로 눌러 버릴 때입니다. 적이 재료 위에 올라와 있을 때 그 재료를 떨어뜨리면 적도 함께 떨어지고, 잠시 사라집니다.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태워 떨어뜨리면 점수가 크게 올라갑니다.
떨어진 재료가 아래층 재료를 연달아 밀어내는 연쇄도 가능합니다. 위층에서 재료를 잘 배치해 두었다가 한 번에 무너뜨리면 여러 층이 동시에 정리되므로, 고득점을 노리는 사람들은 이 연쇄를 계산하며 움직였습니다. 단순히 재료를 밟는 게 아니라 순서를 짜는 게임이 되는 지점입니다.
층이 늘어날수록
판이 넘어갈수록 주방 구조가 복잡해지고, 재료가 놓인 층이 늘어나며, 적도 빨라지고 많아집니다. 나중에는 사다리 배치가 까다로워져서 어느 쪽으로 도망갈지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갇혀 버립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공략은 사실상 경로 계획입니다. 어떤 순서로 재료를 밟아야 적을 피하면서 효율적으로 내려보낼 수 있는지, 후추는 어느 구간에서 아껴 뒀다 쓸지가 실력을 가릅니다. 몇 번 해 보면 판마다 자기만의 순서가 생깁니다.
오래 남은 이유
조작은 방향키와 후추 버튼뿐이라 누구나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판이 깊어질수록 요구하는 계산이 늘어나기 때문에 오래 붙잡게 됩니다. 쉽게 배우고 어렵게 익히는 고전 오락실 게임의 전형에 해당합니다.
밝은 색과 귀여운 캐릭터, 경쾌한 소리 덕분에 지금 봐도 낡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후 여러 기기로 이식되고 후속작도 나왔지만, 오락실 원판의 빠듯한 긴장감이 가장 진합니다. 한 판이 짧아 잠깐 짬을 내 하기에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