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키콩
동키콩 (Donkey Kong Us SET 1) · 1981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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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캐릭터의 첫 출연작인데, 정작 그때 이 사람에게는 이름이 없었습니다. 화면에는 그냥 '점프맨'이라고 적혀 있었고 직업도 배관공이 아니라 목수였습니다. 마리오라는 이름을 얻은 것도, 파이프를 타고 다니게 된 것도 모두 그다음 일입니다.
동키콩(Donkey Kong)은 커다란 고릴라가 여자를 데리고 공사장 꼭대기로 올라가고, 아래에서 그를 쫓아 올라가는 게임입니다. 조작은 이동과 점프 버튼 하나뿐이지만, 화면마다 요구하는 것이 전혀 다릅니다.

네 개의 화면
첫 화면은 기울어진 철골 구조물입니다. 위에서 드럼통이 굴러 내려오고, 통은 사다리를 만나면 그대로 타고 내려오기도 합니다. 뛰어넘을지 사다리를 먼저 오를지 매번 판단해야 하고, 통 하나에 걸리면 그대로 처음부터입니다.
컨베이어 벨트가 도는 층, 위아래로 오가는 엘리베이터와 튀어 오르는 스프링이 있는 층을 지나면 마지막 화면이 나옵니다. 바닥에 박힌 리벳 여덟 개를 모두 밟아 뽑으면 구조물이 무너지며 고릴라가 떨어집니다. 미국판은 첫 판에서 통 화면 다음 바로 이 리벳 화면으로 넘어가고, 판을 거듭할수록 나머지 층이 하나씩 끼어드는 구성이라 처음 몇 판이 유독 짧게 느껴집니다.

망치를 들면 생기는 제약
화면 한쪽에 놓인 망치를 잡으면 잠시 동안 통과 불꽃을 두들겨 부술 수 있습니다. 위험을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대신 든 동안에는 사다리를 오르지 못하고 점프도 나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망치는 언제 잡느냐가 전부입니다. 남은 시간을 계산하지 않고 잡으면, 잡은 자리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통이 굴러 내려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위쪽에 있는 여자가 떨어뜨린 가방과 우산, 모자를 주우면 점수가 붙는데, 그것을 노리고 일부러 위험한 자리로 내려가는 것도 이 게임의 오래된 습관입니다.

22판에서 멈추는 게임
이 게임은 끝까지 갈 수 없습니다. 22판에 들어서면 제한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짧게 주어져서, 아무리 잘하는 사람이라도 통 몇 개를 넘기기 전에 시간이 다 됩니다. 프로그램이 그 이상을 상정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기록 경쟁은 어디까지 가느냐가 아니라 그 지점에 닿기까지 몇 점을 쌓느냐로 정해졌습니다. 한계가 명확한 대신 최적화의 여지가 커서, 지금도 최고 기록이 갱신되고 그 경쟁을 다룬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제목을 둘러싼 재판
발매 직후 이 게임은 큰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거대한 고릴라가 여자를 데리고 높은 곳에 올라간다는 설정 때문에 영화사가 권리를 주장했는데, 재판 결과는 만든 쪽의 승리였습니다. 이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는 훗날 회사의 미국 법인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자리를 지켰습니다.
주인공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도 유명합니다. 미국 현지에서 창고를 빌려 쓰던 시절 건물주의 이름을 그대로 붙였다는 설명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회사를 살린 게임이자, 이름과 캐릭터와 회사의 방향이 한꺼번에 정해진 자리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