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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즈 앤 휘슬즈

데태나!! 트윈비 (Bells Whistles Ver L) · 1991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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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게임의 파워업이라면 대개 적을 잡아서 캡슐을 얻는 방식인데, 이 시리즈는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쏘라고 합니다. 구름을 때리면 종이 하나 툭 떨어지고, 그 종을 계속 쏘아 공중에 띄워 두면 노란색에서 흰색, 파란색, 초록색, 빨간색, 보라색으로 색이 바뀝니다. 원하는 색이 됐을 때 받아먹으면 그 색에 해당하는 능력이 붙습니다. 적을 상대하면서 동시에 종을 저글링하듯 튕겨 올려야 하는 이 구조가 트윈비를 다른 슈팅과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만듭니다.

트윈비(Detana!! TwinBee, 해외명 Bells & Whistles)는 둥근 눈이 달린 아기자기한 기체를 조작해 화면 위로 올라가며 적을 정리하는 종스크롤 슈팅입니다. 버튼은 공중의 적을 노리는 사격과 지상의 적을 노리는 폭탄, 이렇게 두 계통으로 나뉩니다. 지상 목표는 사격으로는 부술 수 없기 때문에, 하늘과 땅을 동시에 챙기는 손놀림이 요구됩니다. 1인용 기체는 트윈비, 2인용 기체는 윈비로 색과 조종사가 다르며, 두 사람이 동시에 붙어 앉을 수 있습니다.

벨즈 앤 휘슬즈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1)

종의 색과 무엇을 고를 것인가

노란색 종은 점수입니다. 잔기가 넉넉하고 점수를 노리는 판이라면 그대로 먹지만, 실전에서는 대개 그냥 넘깁니다. 흰색은 속도 증가입니다. 이 게임은 기본 이동이 느린 편이라 흰색 하나 정도는 초반에 챙겨 두는 편이 편한데, 욕심내서 여러 개 먹으면 기체가 너무 빨라져 오히려 제어가 안 됩니다.

파란색은 속도를 한 단계 올리고, 초록색은 내 기체를 그대로 본뜬 분신을 붙여 화력을 늘립니다. 빨간색은 몸을 감싸는 방어막을 치고, 보라색은 뒤를 따라다니는 방패를 세 개 달아 줍니다. 여기에 검은색 종이 하나 섞여 있는데, 이것은 오히려 속도를 한 단계 깎는 벌칙입니다. 무심코 색을 계속 바꾸다 검은색까지 넘겨 버리는 사고가 흔하니, 원하는 색이 나오면 미련 없이 받는 편이 낫습니다. 어느 것을 노릴지는 취향이지만, 처음이라면 방어막 계열을 우선하는 편이 오래 버티기 좋습니다. 문제는 종의 색을 바꾸려고 계속 쏘다가 화면 밖으로 흘려보내거나, 종에 정신이 팔려 적의 탄에 맞는 일입니다. 이 게임에서 죽는 가장 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벨즈 앤 휘슬즈 슈팅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1)

팔이 잘리는 그 시스템

이 시리즈의 상징적인 요소는 피격 시 팔이 떨어져 나가는 연출입니다. 옆쪽에서 맞으면 곧바로 죽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한쪽 팔을 잃고, 양팔을 다 잃으면 지상용 폭탄을 쓸 수 없게 됩니다. 지상 목표를 처리하지 못한 채 진행하면 아래에서 올라오는 공격을 그대로 맞게 되므로, 팔을 잃은 상태는 실질적으로 절반쯤 죽은 상태입니다.

팔을 다 잃으면 잠시 뒤 구급차가 달려와 팔을 고쳐 줍니다. 다만 이 구조는 한 번뿐이라, 고친 팔을 또 잃으면 그때는 아무도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팔이 하나 남은 상태에서는 화력을 늘리려 욕심내기보다 옆구리를 내주지 않도록 자리를 잡는 쪽이 먼저입니다. 이 판단을 못 하고 무리하게 진행하다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것이 초심자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지점

첫 번째 벽은 공중과 지상의 구분입니다. 화면에 나온 것이 공중에 떠 있는지 땅에 붙어 있는지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맞는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익숙해지기 전에는 계속 헛방을 놓습니다. 그림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눈으로 익히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종 관리입니다. 종을 원하는 색으로 만들려고 여러 번 쏘는 동안 기체가 한자리에 머물게 되는데, 이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종을 화면 가장자리 쪽으로 몰아 두고 안전한 위치에서 툭툭 건드리는 습관을 들이면 사고가 줄어듭니다.

전체는 일곱 개의 스테이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 번째 벽은 후반의 탄 밀도입니다. 겉모습이 귀여워서 만만해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탄이 제법 촘촘해지고, 화력이 부족한 상태로 보스에 도달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피할 공간이 좁아집니다. 앞 구간에서 파워업을 확실히 챙겨 두는 것이 결국 후반 생존과 직결됩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와 그 시절

트윈비 시리즈는 1985년 첫 작품으로 시작했고, 이 게임은 시리즈의 다섯 번째이자 오락실로 나온 두 번째 작품입니다. 첫 작품 이후 여러 해 만에 다시 오락실로 돌아온 셈이라, 시각적으로 확연히 화려해진 시점에 놓입니다. 캐릭터가 크고 색이 진해졌고, 애니메이션풍 연출이 전면에 나왔습니다. 기판 자체는 같은 시기 코나미가 만들던 다른 인기작과 계열을 공유합니다. 슈팅 전용 기판이 아니라 벨트스크롤 액션 쪽 기판 위에서 돌아간다는 점이 이 게임의 숨은 내력입니다. 이 시기 코나미는 슈팅 장르에서 여러 갈래를 동시에 밀고 있었고, 그중 트윈비는 아기자기한 쪽을 맡은 간판이었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는 이 게임을 보통 그냥 트윈비로 불렀습니다. 화면이 예뻐서 지나가다 눈길을 끄는 기판이었고, 어렵기로 소문난 다른 슈팅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워 보였습니다. 실제로는 종 시스템을 모르면 파워업이 거의 안 되어 금방 끝나기 때문에, 옆에서 잘하는 사람의 손을 보고 구름 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입문 경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