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전기 군영전
삼국전기 (Knights of valour: Sanguo Qunyingzhuan Sangoku senki: Sanguo Qunyingzhuan SET 1) · 1999 · 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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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을 점령한 삼국지
1990년대 후반 오락실에 가면 이 기계 앞에만 사람이 몰려 있었습니다. 네 자리가 다 차 있고 뒤에 줄까지 서 있는 광경이 흔했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는 이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관우, 장비, 조운 같은 무장을 직접 골라 몰려오는 병사들을 쓸어버리는 그림이, 삼국지를 책이나 게임으로 접한 사람들에게 곧바로 통했습니다.
네 명이 동시에 붙을 수 있어서, 친구들끼리 우르르 앉아 한 판을 오래 끌고 가는 게 가능했습니다. 동전만 계속 넣으면 진행되니, 한 명이 죽어도 옆에서 이어 주면서 뒷스테이지까지 밀고 가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무장을 키우며 나아간다
삼국전기(Knights of Valour)는 1999년에 나온 벨트스크롤 액션입니다. 옆으로 흐르는 화면에서 무기를 휘둘러 적병을 정리하며 나아가고, 구간 끝마다 이름 있는 장수와 맞붙습니다. 삼국지 이야기를 따라 무대가 이어지므로, 원작을 아는 사람은 다음에 누가 나올지 짐작하면서 하게 됩니다.
다른 벨트스크롤과 갈리는 점은 성장 요소입니다. 적을 쓰러뜨리면 경험치가 쌓여 등급이 올라가고, 무기와 방어구를 주워 장비하면 공격력과 사거리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같은 캐릭터라도 무엇을 들었느냐에 따라 화면을 쓸어버리는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무기와 마법
바닥에 떨어진 창, 칼, 도끼 같은 무기를 주우면 그 무기의 동작으로 바뀝니다. 사거리가 긴 무기는 안전하게 밀어붙이기 좋고, 짧은 대신 빠른 무기는 한 명을 빨리 눕히는 데 유리합니다. 여럿이 함께 할 때는 서로 다른 무기를 나눠 드는 편이 효율이 좋습니다.
체력을 조금 쓰는 무공과, 따로 모아 두었다가 쓰는 강한 기술이 있습니다. 둘러싸였을 때 쓰면 한 번에 정리되지만 체력이 깎이므로, 회복 아이템이 어디 있는지 보고 나서 쓰는 것이 좋습니다. 말을 타는 구간이 나오면 이동 속도와 공격 범위가 크게 늘어나니, 말이 있는 동안에는 최대한 앞으로 밀어붙이는 게 이득입니다.
후속작으로 이어진 인기
이 게임의 인기가 워낙 커서 후속작이 여러 편 이어졌고, 캐릭터와 장비 체계가 판을 거듭할수록 두꺼워졌습니다. 국내에서도 편마다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달랐지만, 처음 나온 이 작품이 기준이 되어 삼국전기라는 이름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동전을 계속 넣으면 진행되는 구조라 난이도가 곧 지갑 사정이었습니다. 뒤로 갈수록 적의 체력과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서, 혼자 끝까지 가려면 상당한 실력과 동전이 함께 필요했습니다.
지금 해 보면 화면이 여전히 시끌벅적합니다. 아는 무장을 고르고 병사들을 밀어내는 그 단순한 즐거움이 이 게임을 오래 기억되게 만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