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3
삼국지 3 (Sangokushi Iii Japan) · 1993 · Ko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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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씩 나라를 굴립니다
이 게임의 시간은 한 달 단위로 흐릅니다. 매달 각 도시에 있는 장수들에게 무엇을 시킬지 정하고, 명령을 다 넣으면 달이 넘어갑니다. 그 한 달 사이에 농사가 자라고, 상인이 오가고, 이웃 나라가 군사를 움직입니다.
한 번의 명령이 당장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걸 몇 년 쌓아 두면 어느 순간 나라가 완전히 달라져 있습니다. 이 느린 축적을 지켜보는 맛이 이 게임을 오래 붙잡게 만듭니다.
어떤 게임인가
삼국지 3(Sangokushi III)는 후한 말을 배경으로 한 세력의 군주가 되어 중원 통일을 노리는 역사 시뮬레이션입니다. 시나리오마다 판도가 다르게 짜여 있어, 이미 강대한 세력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도시 하나짜리 약소 세력으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할 일은 크게 셋입니다. 도시를 키우는 내정, 사람을 모으는 인사, 그리고 이웃을 치는 전쟁입니다. 이 셋이 서로 물려 있어서 어느 하나만 챙겨서는 나라가 굴러가지 않습니다.
사람을 모으는 일
장수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합니다. 도시에 명령을 넣는 것도 장수가 하고, 전쟁에 나가는 것도 장수입니다. 그래서 탐색 명령으로 재야 인재를 찾고, 다른 세력의 장수를 설득해 데려오고, 전투에서 사로잡은 포로를 회유합니다.
데려온 뒤에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상을 주지 않고 방치하면 충성도가 떨어지고, 적의 이간계에 걸리면 그대로 넘어갑니다. 금이 남을 때마다 장수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 결국 가장 남는 투자입니다.
내정 수치
각 도시에는 농업, 상업, 치안, 인구 같은 수치가 있습니다. 농업이 낮으면 병량이 부족해 원정을 못 나가고, 상업이 낮으면 금이 없어 아무 일도 못 합니다. 치안이 낮으면 도적이 일어나고 인구가 빠져나갑니다.
재해가 닥치는 해에는 창고를 헐어 백성을 먹여야 합니다. 이때 아깝다고 미루면 인구가 줄고, 줄어든 인구는 다음 해 징병 여력을 깎습니다. 몇 년 앞을 보고 움직이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전장에서
출병하면 칸으로 나뉜 지도 위에서 부대를 움직입니다. 산과 강, 성문 같은 지형이 이동과 전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병력이 적어도 길목을 잡으면 버틸 수 있습니다.
지력이 높은 장수는 화계와 혼란으로 판을 뒤집고, 무력이 높은 장수는 일기토에서 상대 장수를 잡아냅니다. 무력만 보고 부대를 짜면 계략에 통째로 당하기 때문에, 부대마다 머리 쓰는 장수를 하나씩 붙이는 게 요령입니다.
국내에서 코에이 역사 시뮬레이션이 널리 알려지는 데 큰 몫을 한 작품입니다. 좋아하는 장수를 어떻게든 자기 세력에 넣으려고 애쓰던 기억, 능력치를 두고 친구들과 다투던 기억이 함께 붙어 있습니다.
통일까지 가려면 오래 걸리지만 목표를 낮춰도 충분히 재미가 납니다. 약소 세력으로 시작해 몇 년 버티며 도시를 늘려 가는 것만으로도 한 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