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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 (마스터 시스템)

삼국지 3 (Sangokushi 3 Korea Unl) · 1993 · Zem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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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락실 세대가 기억하는 그 삼국지

한국에서 삼국지 시리즈는 유난히 사랑받았습니다. 소설로 이미 인물들을 다 알고 있으니, 그 인물들의 능력치가 숫자로 적혀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웠습니다. 관우와 장비의 무력이 몇인지, 제갈량의 지력이 몇인지를 두고 친구들과 다투던 기억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재미가 가장 진해진 시점의 삼국지입니다. 인물 하나하나가 무력, 지력, 정치, 매력 같은 값으로 표현되고, 그 값에 따라 시킬 수 있는 일이 갈립니다. 능력이 뛰어난 인물을 손에 넣는 것이 곧 국력이 되는 구조입니다.

삼국지 3 (마스터 시스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마스터 시스템 (1993)

어떤 게임인가

삼국지 3(三國志III)은 후한 말 군웅 가운데 한 세력의 군주가 되어 내정을 다지고 군사를 길러 중국 대륙을 통일하는 전략 시뮬레이션입니다. 지도는 여러 개의 주와 도시로 나뉘어 있고, 도시 하나하나가 곧 세력의 기반이 됩니다.

한 턴은 한 달이고, 그 안에서 도시마다 무엇을 할지 정합니다. 농지를 개간해 식량을 늘리고, 상업을 키워 자금을 모으고, 치수를 해 재해를 막고, 병사를 모으고 훈련합니다. 준비가 되면 인접한 도시로 출병합니다.

삼국지 3 (마스터 시스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2 - 마스터 시스템 (1993)

인재가 곧 전부

이 게임의 승부는 결국 사람에게서 갈립니다. 능력 좋은 무장이 없으면 아무리 도시가 많아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재야에 묻힌 인물을 찾아내는 탐색, 남의 밑에 있는 인물을 데려오는 등용, 사로잡은 적장을 설득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물에게는 능력치 외에 상성과 충성도가 있습니다. 충성이 낮으면 다른 세력의 꾐에 넘어가 배신하므로, 상을 주고 관직을 맡겨 마음을 붙들어 두어야 합니다. 반대로 적 세력의 충성 낮은 장수를 노려 빼 오는 것도 정석적인 수법입니다.

전투에서 통하는 것

출병하면 전장으로 화면이 바뀌고 부대를 움직여 싸웁니다. 지형이 중요해서 산과 숲, 강이 이동과 전투력에 영향을 줍니다. 무턱대고 밀고 들어가기보다 유리한 지형에 자리 잡고 상대가 오게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계략도 큰 몫을 합니다. 지력이 높은 인물이 있으면 화계로 적진을 태우거나 혼란을 일으켜 상대 부대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무력만 높은 군대가 지략가 하나에게 통째로 무너지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출병할 때 문관을 함께 데려가는 것이 기본입니다.

병량도 놓칠 수 없습니다. 원정이 길어지면 식량이 떨어지고, 그러면 싸우기도 전에 부대가 무너집니다. 얼마나 멀리까지 나갈 수 있는지를 미리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오래 붙잡게 되는 이유

한 판을 끝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도 계속 붙잡게 되는 것은 한 도시를 얻을 때마다 다음 그림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약한 세력으로 시작해 조금씩 판을 키워 가는 과정이 이 시리즈의 핵심 재미이고, 이 작품은 그 재미를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여러 기기로 옮겨져 각기 다른 화면과 조작으로 나왔습니다. 컨트롤러로 다루도록 정리한 판본은 메뉴가 단순해져서,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부담 없이 시작해 보기에 오히려 알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