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어택
서프라이즈 어택 (Surprise Attack World Ver K) · 1990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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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걸어가며 총을 쏘는 게임은 흔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어느 순간부터 천장에 붙어서 걷습니다. 우주 기지 깊숙이 들어가면 중력이 이상해지고, 적들이 벽과 천장을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이쪽도 점프 한 번으로 바닥과 천장을 오갈 수 있게 되는데, 위아래가 뒤집힌 상태에서 조준을 하려면 머리가 잠깐 멈춥니다. 이 감각이 이 게임을 기억하게 만드는 지점입니다.
서프라이즈 어택(Surprise Attack)은 코나미가 1990년에 내놓은 횡스크롤 액션 슈팅입니다. 2031년, 블랙 던이라는 조직이 달 기지와 우주 정거장을 점거하고 시한폭탄을 설치해 놓은 상황에서, 요원 한 명이 들어가 폭탄을 회수하고 빠져나오는 내용입니다. 그냥 끝까지 걸어가면 되는 게임이 아니라, 그 구역의 폭탄을 전부 찾아 회수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폭탄을 찾아 회수합니다
한 챕터는 세 개에서 네 개 구역으로 나뉘고, 앞쪽은 옆으로 진행하는 구간, 마지막은 대개 보스전입니다. 전체는 일곱 챕터로 구성되어 있어 오락실 액션치고는 분량이 꽤 됩니다.
진행 구간에서 할 일은 폭탄 회수입니다. 눈에 잘 띄는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뒤쪽으로 돌아가야 나오거나, 위로 올라가야 닿는 자리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만 밀고 나가면 구역 끝에 도착해도 통과가 안 되고, 왔던 길을 되짚어 가야 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당황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보스를 잡고 나면 간단한 객관식 문제가 나와 보너스 점수를 얻는 순서가 있습니다. 액션 한복판에 퀴즈를 끼워 넣는 것은 이 시절 코나미가 종종 쓰던 방식으로, 긴장을 한 번 풀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중력이 뒤집히는 구간
앞쪽 몇 챕터는 평범한 횡스크롤 액션처럼 진행됩니다. 그러다 기지 안쪽으로 들어가면 성격이 바뀝니다. 점프해서 천장으로 붙을 수 있게 되고, 적도 위아래 양쪽에서 나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치를 먼저 정하는 습관입니다. 적이 천장에 있는데 바닥에서 위로 쏘려 하면 각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 아예 같은 면으로 올라가 정면에서 처리하는 편이 빠릅니다. 반대로 위험한 구간에서는 적이 없는 면으로 옮겨 붙어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난이도가 확 오르는 것도 이 구간부터입니다. 위아래가 헷갈리는 상태에서 폭탄까지 찾아야 하니 시야가 좁아지고, 그 사이에 뒤에서 나온 적에게 맞는 일이 잦습니다. 조급해지지 않는 것이 결국 요령입니다.
무기와 대응
기본 무기 외에 몇 가지 강화가 있고, 근접한 적에게는 사격 대신 발차기 계열의 근접 공격이 더 확실합니다. 총을 쏘려다 거리가 붙어 버리는 상황이 자주 나오는데, 이때 근접 공격을 쓸 줄 알면 살아남는 확률이 크게 달라집니다.
적은 종류가 다양하지 않지만 배치가 짓궂습니다. 문이 열리면서 나오거나, 화면 밖에서 뛰어들어 오거나, 위에서 떨어지는 식으로 예고 없이 등장하는 배치가 많습니다. 한 번 죽어 본 자리를 기억해 두는 것이 실력이 되는 종류의 게임입니다.
다른 액션들과의 차이
같은 시기 오락실을 채우던 좌우 스크롤 액션들은 대개 앞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 게임은 거기에 회수라는 조건을 얹어, 한 구역을 여러 번 훑게 만듭니다. 덕분에 지형을 외우는 재미가 생기지만, 대신 시원하게 뚫고 나가는 쾌감은 줄어듭니다.
중력을 뒤집는 발상 자체는 다른 게임에서도 쓰이던 것이지만, 이 작품처럼 후반부 전체의 성격을 바꾸는 데 쓴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앞부분만 해 보고 평범한 액션이라고 판단하기 쉬운데, 진짜 얼굴은 뒤에 있습니다.
코나미의 1990년
1990년 전후의 코나미는 오락실에서 가장 많은 간판을 걸고 있던 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벨트스크롤 액션, 슈팅, 스포츠까지 두루 내놓던 시기고, 이 게임은 그중에서도 자사 기판의 표현력을 살려 커다란 캐릭터와 정교한 배경을 보여 주는 쪽에 힘을 준 작품입니다.
다만 국내 오락실에서는 같은 회사의 다른 간판작들만큼 자리를 오래 지키지는 못했습니다. 폭탄을 찾아 되짚어 가는 구조가 한 판을 길게 만들다 보니, 회전이 빠른 게임을 선호하던 자리에서는 밀리기 쉬웠습니다. 그래도 중력이 뒤집히는 후반 구간의 인상은 강해서, 해 본 사람은 대개 그 장면부터 떠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