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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왕기 오락실판

알터드 비스트 (Altered Beast SET 8 8751 317 0078) · 1988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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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서 일어나라

게임이 시작되면 무덤이 열리고 근육질 전사가 일어섭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굵은 목소리로 일어나라고 외칩니다. 1988년 오락실에서 이 음성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은 지금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당시 기계가 사람 목소리를 이렇게 또렷하게 내는 일이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면 주인공이 늑대인간으로 변합니다. 몸이 부풀고 털이 돋는 변신 장면이 통째로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는데, 이 두 장면 때문에 이 게임은 오락실 앞에 사람이 모이는 물건이었습니다.

수왕기 오락실판 벨트스크롤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8)

어떤 게임인가

수왕기(Altered Beast)는 명계에서 되살아난 전사가 납치된 여신을 구하러 가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세가가 만들었고, 국내에서는 수왕기라는 이름으로 널리 불렸습니다.

좌우로 걸으며 주먹과 발차기로 적을 처리합니다. 조작은 공격과 점프뿐이지만, 위아래로 걸을 수 있는 폭이 있어서 완전한 평면은 아닙니다.

수왕기 오락실판 벨트스크롤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8)

변신

이 게임의 중심은 변신입니다. 흰 늑대 모양의 적을 쓰러뜨리면 파란 구슬이 나오고, 이걸 먹을 때마다 몸이 커집니다. 세 개를 모으면 짐승으로 변신합니다.

변신하면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됩니다. 늑대인간은 몸통 박치기로 돌진하고, 용은 전격을 쏘고, 곰은 상대를 돌로 만들고, 호랑이는 화염을 뿜습니다. 스테이지마다 변신하는 짐승이 정해져 있어서, 진행하다 보면 다섯 가지 모습을 차례로 겪게 됩니다.

변신 전에는 공격이 짧고 약해서 대단히 답답합니다. 그래서 구슬을 든 흰 늑대가 나오는 자리를 외워 두고 최대한 빨리 세 개를 모으는 것이 이 게임의 첫 번째 공략입니다. 맞아서 체력을 잃으면 변신이 풀리기도 하므로, 변신한 뒤에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수왕기 오락실판 벨트스크롤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88)

스테이지와 보스

무대는 묘지, 동굴, 지하 수로, 신전을 거쳐 마왕이 있는 곳으로 이어집니다. 배경이 어둡고 음악이 무거워서 분위기가 일관되게 음산합니다.

각 스테이지 끝에는 보스가 있습니다. 커다란 눈알 덩어리, 벌레 형상, 목이 여럿 달린 것처럼 기괴한 모습이 많고, 변신 상태가 아니면 사실상 이기기 어렵게 짜여 있습니다. 보스에 도달하기 전에 반드시 변신을 완성해 두어야 합니다.

이식과 기억

이 게임은 이후 여러 가정용 기기로 옮겨졌고, 특히 메가 드라이브 초기에 함께 팔리면서 그 기기의 얼굴 노릇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락실보다 가정용으로 먼저 접한 분도 많습니다.

지금 해 보면 진행이 단순하고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는 게 금방 드러납니다. 그래도 변신 순간의 연출과 그 목소리만큼은 여전히 강렬해서, 이 게임이 왜 그 시절 오락실의 상징 중 하나였는지 이해가 됩니다. 둘이 동시에 할 수 있으니, 구슬을 나눠 먹으며 함께 변신하는 쪽이 훨씬 수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