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왕기 마스터시스템판
알타드 비스트 (Altered Beast USA Europe) · 1988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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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서 일어나는 첫 장면
게임이 시작되면 땅이 갈라지고 무덤에서 주인공이 몸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죽은 전사를 되살려 딸을 구해 오라는 제우스의 명령입니다. 시작 연출부터 이렇게 강렬한 게임은 흔치 않았고, 이 장면 하나로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대개 수왕기라는 이름으로 통했습니다. 짐승으로 변한다는 설정이 곧바로 이름이 된 셈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수왕기 마스터시스템판(Altered Beast)은 옆으로 걸으며 적을 때려눕히는 액션 게임입니다. 되살아난 전사가 되어 지옥의 다섯 구역을 지나며, 딸을 납치한 마왕 네프를 쫓습니다.
조작은 주먹, 발차기, 점프로 단순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의 중심은 다른 데 있습니다. 화면에 나타나는 흰 늑대를 쓰러뜨리면 파란 구슬이 떨어지는데, 이걸 먹을 때마다 몸이 부풀어 오르고 근육이 붙습니다. 세 개를 모으면 인간의 모습을 버리고 짐승으로 완전히 변신합니다.
다섯 가지 짐승
스테이지마다 변신하는 짐승이 다릅니다. 늑대인간이 되면 손끝에서 불덩이가 나가고, 용으로 변하면 전기를 뿜습니다. 곰 형태에서는 적을 돌로 만들어 부수고, 호랑이 형태에서는 대각선으로 도약하며 공격합니다.
변신하기 전의 인간 상태는 상당히 약합니다. 주먹 사거리가 짧아 적에게 닿기도 전에 맞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요령은 흰 늑대가 나타나는 위치를 외워 두었다가 최대한 빨리 구슬 세 개를 모으는 것입니다. 완전 변신한 뒤에야 비로소 제대로 싸울 수 있습니다.
보스와 무대
각 스테이지 끝에는 그 구역의 주인이 기다립니다. 잘린 목이 날아다니며 공격하는 보스, 머리가 여럿 달린 짐승, 몸을 분리해 던지는 괴물처럼 하나같이 기괴한 모습입니다. 쓰러뜨리면 변신이 풀리고 다음 구역에서 다시 처음부터 구슬을 모아야 합니다.
무덤가에서 출발해 폐허와 지하 동굴, 늪지대를 지나 마지막에는 네프의 신전에 도착합니다. 배경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음산하며, 짧고 반복되는 음악이 그 분위기를 밀어붙입니다.
이식판으로서
오락실판은 큼직한 캐릭터와 두꺼운 스프라이트가 특징이었는데, 마스터시스템판은 캐릭터가 작아지고 배경도 단순해졌습니다. 그래도 변신 구조와 스테이지 흐름, 보스 구성은 그대로 옮겨졌습니다. 인원은 한 명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난도는 높지 않지만 인간 상태로 오래 버텨야 하는 구간에서는 체력이 빠르게 깎입니다. 구슬을 모으기 전에는 무리해서 앞으로 나가지 말고, 화면 끝에서 적을 하나씩 처리하며 늑대가 나올 자리를 기다리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