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팡
슈퍼 팡 (Super Pang Europe) · 1992 · Capcom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풍선 하나가 여덟 개가 되는 순간
이 게임의 규칙은 어처구니없을 만큼 단순합니다. 위에서 튀어 다니는 큰 공을 총으로 쏘면 반으로 갈라집니다. 갈라진 공을 또 쏘면 다시 반으로 갈라집니다. 그래서 큰 공 하나를 잘못 건드리면 순식간에 화면이 작은 공들로 가득 찹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이겁니다. 눈앞의 큰 공을 급한 마음에 쏴 버리고, 그 자리에서 갈라진 두 개에 깔려 죽습니다. 이 게임의 요령은 쏘는 순서와 위치입니다. 어느 공을 언제 쪼갤지, 쪼갠 다음 내가 어디로 피할지를 먼저 정하고 방아쇠를 당겨야 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슈퍼 팡(Super Pang)은 아래에서 위로 갈고리 달린 줄을 쏘아 튀어 다니는 공을 없애는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 안의 공을 전부 없애면 다음 판으로 넘어갑니다. 공에 몸이 닿으면 그대로 한 목숨이 사라지는, 무자비한 한 방 규칙입니다.
오락실 명작 팡의 후속작이고, 국내 오락실에서도 나란히 놓여 있던 시절이 있습니다. 슈퍼패미컴판은 그 오락실판을 옮긴 이식작으로, 판 수와 모드가 충실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판 구성이 두 갈래
이 게임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진행 방식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세계 곳곳의 명소를 배경으로 정해진 순서대로 나아가는 방식입니다. 배경마다 그림이 달라서 다음에 어디가 나올지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판이 계속 이어지는 방식입니다. 여기서는 화면 구성이 점점 사나워지고, 발판 배치가 복잡해지며, 공의 수와 속도가 계속 올라갑니다. 실력을 시험하고 싶으면 이쪽입니다. 어디까지 올라갔는지가 곧 실력이라 사람들끼리 기록 경쟁이 붙곤 했습니다.
무기를 고르는 판단
공을 부수면 가끔 아이템이 떨어집니다. 가장 중요한 건 무기입니다. 기본 갈고리는 한 번에 한 발만 나가고 천장에 닿을 때까지 다음 발을 못 쏩니다. 두 발까지 동시에 나가는 것으로 바꾸면 처리 속도가 확 올라갑니다.
천장에 붙어 잠시 남아 있는 갈고리는 조금 다릅니다. 위쪽 공을 오래 막아 주는 벽 역할을 해서, 좁은 구석에 몰렸을 때 시간을 벌어 줍니다. 상황에 따라 어느 쪽이 나은지가 다르니, 지금 화면이 어떤 상태인지 보고 아이템을 먹을지 피할지 정해야 합니다. 시간을 멈추는 시계나 화면의 공을 전부 없애는 아이템은 위급할 때 쓰는 비상 수단입니다.
둘이 하면 두 배로
두 사람이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공을 두 배로 빨리 정리할 수 있으니 편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가 만든 작은 공들이 화면을 뒤덮어 오히려 정신없어집니다. 한 명이 왼쪽, 한 명이 오른쪽을 맡는 식으로 구역을 나누는 약속이 필요합니다.
팡 시리즈는 이후로도 여러 편이 나왔고 다양한 기종에 이식되었습니다. 규칙이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데도 판마다 다른 머리를 쓰게 만드는, 잘 만든 액션 퍼즐의 좋은 본보기입니다. 지금 잡아도 십 분이면 손이 기억해 내고, 그러다 한 시간이 지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