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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폭스 2 시제품판

스타폭스 2 (Star Fox 2 Japan proto2) · 1995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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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해 놓고 내지 않은 게임

이 게임은 거의 완성된 상태에서 발매가 취소됐습니다. 닌텐도 64와 3D 폴리곤 시대가 코앞이던 시점이라, 슈퍼패미컴으로 이 정도 폴리곤을 굴리는 게임을 내는 것이 오히려 낡아 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렇게 사라진 줄 알았던 이 작품은 오랫동안 미발매 전설로만 회자되다가, 20여 년이 지나 슈퍼패미컴 미니 기기에 정식으로 수록되며 마침내 세상에 나왔습니다. 게임 자체보다 이 사연으로 더 유명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스타폭스 2 시제품판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슈퍼 패미컴 (1995)

어떤 게임인가

스타폭스 2(Star Fox 2)는 닌텐도가 슈퍼패미컴으로 개발한 3D 슈팅 게임입니다. 슈퍼 FX 칩을 얹은 카트리지로 폴리곤을 그려내며, 폭스 맥클라우드가 이끄는 스타폭스 팀이 안드로스 군단에 맞섭니다.

전작이 정해진 코스를 따라 날아가는 구성이었다면, 이 작품은 우주 지도가 먼저 나오고 어디로 갈지 직접 고릅니다. 적 함대가 코니리아 행성으로 접근해 오는 동안, 어느 목표를 먼저 칠지 판단해야 합니다.

실시간으로 흘러가는 전황

지도 위에서는 시간이 계속 흐릅니다. 플레이어가 한 곳에서 싸우는 사이에도 적 미사일과 함대는 계속 본거지를 향해 다가옵니다. 미사일이 행성에 닿으면 데미지가 누적되고, 이게 한계에 이르면 게임이 끝납니다.

그래서 모든 목표를 다 칠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 가장 위험한 것부터 요격하고, 나머지는 포기하는 판단을 계속 내려야 합니다. 슈팅 게임에 실시간 전략의 긴장감을 얹은 이 구성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한 번의 플레이가 매번 다르게 흘러가고, 클리어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은 편이라 반복해서 도전하기 좋은 구조입니다.

변형하는 기체와 새 동료

이 작품의 아윙은 워커 모드로 변형합니다. 다리를 펴고 지상에 착지해 걸어 다니며 싸울 수 있어서, 좁은 기지 내부처럼 비행으로는 다루기 힘든 구역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이 변형 아이디어는 훗날 시리즈에서 다시 등장합니다.

캐릭터도 늘었습니다. 전작의 폭스, 팔코, 페피, 슬리피에 더해 미유와 페이라는 새 조종사가 합류합니다. 기체마다 속도, 장갑, 화력의 균형이 달라서 어떤 조합으로 출격할지 고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스테이지 도중 다른 조종사가 무전을 보내오는 연출도 그대로 살아 있어,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는 유지됩니다.

슈퍼 FX 칩이 만든 3D

슈퍼패미컴은 본래 폴리곤을 그릴 능력이 없었습니다. 이 게임은 카트리지 안에 별도의 연산 칩을 넣어 그 한계를 뚫었고, 덕분에 16비트 기기에서 3D 공간을 실제로 날아다니는 경험이 가능해졌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다각형 수도 적고 프레임도 낮지만, 당시로서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마법 같은 일이었습니다. 국내에도 이런 게임이 만들어졌다가 묻혔다는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실제로 해 볼 수 있게 된 지금은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찾는 작품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