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에이리언 (Aliens World SET 1) · 1990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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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절정으로 넘어가는 지점부터 시작합니다
무대는 LV-426 아케론의 식민지 해들리스 호프입니다. 이미 점령당한 기지에서 리플리와 힉스 상병이 뉴트를 찾아 탈출선까지 가는 것이 목표이고, 2인 플레이에서는 한 명씩 나눠 맡습니다.
원작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습니다. 날아다니는 개체, 멀리서 뭔가를 뱉는 개체처럼 영화에 없던 변종이 나오고 통풍구를 기어 다니는 것들도 섞여 있습니다. 영화의 조용한 긴장보다는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오락실 액션 쪽에 가깝습니다.

점프가 없는 대신 앉습니다
조작에 점프가 없습니다. 대신 앉아서 쏠 수 있고, 이게 이 게임의 기본기입니다. 바닥을 기어 오는 개체는 서서 쏘면 맞지 않고, 앉으면 몸이 작아져 위로 지나가는 것들을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서서 쏘고 앉아서 쏘는 전환이 곧 생존입니다.
잔기를 모으는 대신 체력 게이지로 버팁니다. 한 대 맞았다고 바로 죽지는 않지만 게이지가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서, 앉는 타이밍을 놓치면 순식간에 바닥납니다.
화면 구성도 계속 바뀝니다. 위아래로 움직여 통로를 고르는 구간, 위로 올라가며 싸우는 보스전, 화면 안쪽을 향해 들어가면서 장갑차 주변으로 몰려오는 것들을 쏘는 구간이 번갈아 나옵니다. 좁은 통풍구를 기어가는 장면과 케이블을 잘라 대는 놈들을 떨쳐 내며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장면도 있습니다.

화염방사기가 나오면 잠깐 숨통이 트입니다
기본 화기는 영화에 나온 M56 스마트건이고 탄이 무한합니다. 여기에 세 방향으로 퍼지는 총과 미사일 런처, 화염방사기가 아이템으로 떨어집니다. 화염방사기는 사거리가 짧은 대신 앞을 통째로 태워서, 좁은 통로에서 한꺼번에 몰려올 때 제일 믿을 만합니다.
폭탄도 따로 있습니다. 화면을 정리해야 할 때 쓰는 것이라 아껴 두게 되는데, 아끼다 그대로 죽는 일이 잦습니다. 특수 무기를 이미 들고 있는 상태에서 다음 무기 아이템이 나오면 그 자리에 1UP이 대신 들어 있으니, 무기를 급하게 바꾸지 않는 편이 결국 이득입니다.
난이도는 꽤 높은 편입니다. 몰려오는 물량 자체가 많고 좁은 통로에서 앞뒤로 동시에 붙는 구간이 자주 나옵니다. 다만 죽는 자리가 대체로 정해져 있어서, 어디서 앉아야 하고 어디서 폭탄을 써야 하는지 몇 번 겪고 나면 눈에 띄게 덜 죽습니다.

파워로더를 타고 퀸과 붙습니다
마지막은 영화 그대로입니다. 하역용 외골격인 파워로더에 올라타 퀸과 맞붙습니다. 이 상태에서는 총이 없고 주먹질만 되는데, 리치가 길고 한 방이 무거워서 그때까지의 리듬과 완전히 다릅니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색하지만 화면 정리 속도는 확실히 빠릅니다.
퀸은 한 번 쓰러뜨렸다고 끝나지 않습니다. 술라코까지 올라간 뒤 다시 붙게 되고, 마지막에는 에어록을 열어 우주로 날려 보냅니다. 퀸이 빨려 나가면서 점점 작아지는 확대 축소 연출이 이 에이리언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가정용으로 옮겨진 적이 없어서 오랫동안 오락실에서만 볼 수 있던 게임이기도 합니다. 발매 당시에는 판매 실적으로 미국 업계 단체의 상을 받았고, 그해 코나미 아케이드 중에서도 손꼽히게 팔린 축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