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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전생

여신전생 (Megamitensho) · 1987 · Te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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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이어질 이름의 시작

어떤 게임은 그 자체보다 뒤에 이어진 것 때문에 기억됩니다. 여신전생이라는 이름은 이후 수십 년 동안 이어지는 시리즈의 이름이 되었고, 지금은 그 계보를 아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그 출발점 가운데 하나가 이 MSX 작품입니다.

여신전생(Megami Tensei)은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서양식 판타지가 대세이던 시기에 악마와 신화를 소재로 삼았고, 그 색이 이후 시리즈 전체의 성격을 결정하게 됩니다.

여신전생 RPG 게임 화면 1 - MSX (1987)

어떻게 하는 게임인가

일인칭 시점으로 미궁을 돌아다니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눈앞에 통로와 벽이 보이고, 한 칸씩 움직이며 길을 익혀 갑니다. 이 방식은 당시 던전 롤플레잉의 표준이었습니다.

돌아다니다 마주치는 것과 싸우고, 이기면 경험과 돈을 얻습니다. 그것으로 힘을 키우고 장비를 갖춰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여기까지는 같은 시기 다른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게임을 다르게 만드는 것은 마주친 것을 반드시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시리즈의 이름을 알린 특징이 바로 이것인데, 적대적인 존재와 이야기를 나누어 자기 편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싸움 말고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발상은 당시로서는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자기 편이 된 것들은 함께 싸우고, 조합해서 더 강한 존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데리고 다닐지 고르는 것 자체가 이 게임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진행하는 요령

지도를 그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시기 던전 롤플레잉을 하는 사람들이 예외 없이 하던 일이고, 지금도 그것을 대신할 방법은 없습니다. 한 칸씩 종이에 옮겨 두면 길을 잃는 일이 크게 줄어듭니다.

동료를 어떻게 꾸릴지도 신경 써야 합니다. 강한 것만 데리고 다니면 좋을 것 같지만, 유지하는 데 드는 것이 있어서 균형이 필요합니다. 지금 상대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맞춰 데리고 다니는 편이 낫습니다.

무리해서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래로 갈수록 나오는 것이 세지므로, 준비가 안 된 상태로 내려가면 그동안 쌓은 것을 통째로 잃습니다. 지금 층에서 충분히 힘을 키우고 내려가는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회복 수단은 아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여유 있을 때 다 써 버리면 정작 위험한 순간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한 번에 오래 붙잡기보다 나눠서 하는 편이 맞습니다. 힘을 키우는 데 시간이 걸리는 구조라 한자리에서 끝을 보려 하면 지치기 쉽고, 그러다 무리해서 내려갔다가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리즈가 되기까지

이 작품은 여러 기종으로 나왔고, 이후 다른 회사가 이어받아 만든 판이 훨씬 널리 알려졌습니다. 지금 이 시리즈를 아는 사람들이 떠올리는 모습은 대개 그 뒤에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그렇더라도 이 시기 작품이 갖는 자리는 분명합니다. 악마와 신화를 소재로 삼고, 싸우는 대신 협상한다는 발상을 게임 안에 넣은 것이 여기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시리즈가 오래 이어질 수 있었던 뼈대가 이미 여기 들어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일본 컴퓨터 게임 시장은 이렇게 소설이나 만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자주 나오던 때이기도 합니다.

지금 해 본다면

요즘 기준으로는 불친절합니다. 안내가 없고, 지도도 그려 주지 않으며, 진행 속도도 느립니다. 시리즈의 최근 작품을 먼저 접한 사람이라면 차이가 크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 대신 시리즈가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당연해 보이는 요소들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보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일입니다. 오래된 롤플레잉의 방식에 익숙하다면, 그리고 이 시리즈의 이름을 알고 있다면 그 뿌리를 직접 확인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