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 톱시 터비
요시 톱시 터비 (Yoshi Topsy Turvy U Trashman) · 2004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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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액션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움직이는 것은 캐릭터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주인공이 뛰고, 방향을 누르면 주인공이 걷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그 전제를 흔듭니다. 여기서는 세계 자체가 기울어집니다. 바닥이 한쪽으로 쏠리면 공은 그쪽으로 굴러가고, 요시도 비탈을 따라 미끄러집니다. 캐릭터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서 있는 무대를 조종하는 셈입니다. 처음 잡으면 어리둥절하지만, 익숙해지면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감각이 남습니다.
요시 톱시 터비(Yoshi Topsy-Turvy)는 마리오 시리즈의 초록 공룡 요시를 주인공으로 한 휴대용 액션 게임입니다. 옆에서 본 화면을 따라 나아가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기본 구조 위에, 화면을 좌우로 기울인다는 조작이 얹혀 있습니다. 기울이면 바닥의 물건들이 굴러가고 요시의 움직임도 그 영향을 받아, 지형과 중력을 함께 계산해야 길이 열립니다.
기울인다는 조작
이 게임의 전부라 할 만한 것이 기울이기입니다. 기울이면 경사가 생기고, 경사가 생기면 둥근 것들이 구릅니다. 막힌 길을 뚫으려면 공이나 통 같은 물건을 원하는 자리로 굴려 보내야 하고, 그러려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오래 기울여야 하는지를 가늠해야 합니다.
어려운 점은 기울이기가 요시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물건을 굴리려고 크게 기울이면 요시도 함께 미끄러집니다. 물건은 원하는 대로 갔는데 정작 요시가 구덩이에 빠져 있는 상황이 수도 없이 나옵니다. 그래서 잘하는 사람은 기울이는 각도를 크게 쓰지 않고 짧게 끊어 씁니다.
중력이 바뀌면 점프의 느낌도 달라집니다. 평평한 땅에서 뛰는 것과 비탈에서 뛰는 것은 착지 지점이 전혀 다릅니다. 이 차이를 몸으로 익히기 전까지는 눈으로 보이는 거리와 실제 도달하는 거리가 계속 어긋납니다.
요시가 할 수 있는 일
기울이기가 새로울 뿐, 요시 본인의 기본기는 시리즈에서 이어진 것들입니다. 혀로 적을 끌어당겨 삼키고, 삼킨 것을 알로 만들어 던지고, 공중에서 잠깐 버티는 동작으로 착지 지점을 미세하게 조정합니다.
이 동작들과 기울이기를 같이 쓰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멀리 있는 물건을 혀로 당기기 어려울 때, 바닥을 기울여 그 물건이 스스로 굴러오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직접 손대는 대신 환경을 바꿔 결과를 만드는 사고방식에 익숙해지면 풀리지 않던 구간이 갑자기 쉬워집니다.
목표가 매번 바뀐다
이 작품이 보통의 횡스크롤 액션과 다른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냥 오른쪽 끝까지 가면 되는 게 아니라, 구간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따로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정해진 수만큼 모아야 한다거나, 정해진 조건을 맞춰야 한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덕분에 같은 지형을 여러 번 지나도 매번 다르게 플레이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길을 익히는 데 집중하고, 다음에는 조건을 채우는 경로를 새로 짜는 식입니다. 짧은 구간을 반복해서 다듬는 재미가 있는 대신, 한 번에 쭉 밀고 나가는 후련함은 덜한 편입니다.
실험적인 물건이 남긴 것
이 게임은 흔히 만들어지는 안전한 속편과는 거리가 멉니다. 잘 팔리는 캐릭터를 데려다가 검증되지 않은 조작 방식을 얹은, 명백한 실험작입니다. 그래서 평가도 갈렸습니다. 신선하다는 쪽과 불편하다는 쪽이 모두 있었고, 양쪽 다 일리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시도가 있었기에 나중에 기울임과 움직임을 읽는 조작이 더 널리 쓰이게 되었다는 점은 기억할 만합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기술적 한계도 보이지만, 캐릭터가 아닌 세계를 움직인다는 발상 자체가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익숙한 요시를 데리고 전혀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노는 경험이라, 짧게라도 붙잡아 볼 값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