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챔피언십 로드 러너

챔피언십 로드 러너 (Championship Lode Runner) · 1985 · Brøderbund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잘하는 사람들을 위한 로드 러너

원작 로드 러너를 다 깬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150개가 넘는 스테이지를 전부 통과하고도 더 어려운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정확히 그들을 위해 만들어진 판입니다. 규칙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고, 오직 스테이지만 극악하게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처음 하는 사람이 이 판을 잡으면 첫 화면부터 막힙니다. 원작에서는 몇 번 시도하면 통과하던 구조가, 여기서는 정확한 순서와 타이밍을 알아야만 풀립니다. 한 칸이라도 순서가 틀리면 금괴에 닿을 방법이 사라집니다.

챔피언십 로드 러너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MSX (1985)

어떤 게임인가

챔피언십 로드 러너(Championship Lode Runner)는 한 화면 안의 금괴를 전부 모은 뒤 위로 탈출하는 퍼즐 액션 게임입니다. 주인공은 사다리와 철봉을 타고 이동하며, 좌우 바닥을 파서 구멍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공격 수단은 이 구멍뿐입니다. 쫓아오는 적이 구멍에 빠지면 잠시 갇히고, 그 사이 머리를 밟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구멍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메워지는데, 그때 안에 적이 있으면 적은 사라졌다가 화면 위쪽에서 다시 나타납니다. 이 규칙을 이용해 적을 원하는 자리로 유인하는 것이 공략의 핵심입니다.

챔피언십 로드 러너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2 - MSX (1985)

순서가 정해진 퍼즐

이 판의 스테이지들은 사실상 답이 하나씩 정해진 퍼즐입니다. 어느 금괴를 먼저 먹고 어느 벽돌을 언제 파느냐가 전부 짜여 있어서, 즉흥적으로 움직이면 반드시 막힙니다.

특히 어려운 것은 자기가 판 구멍에 자기가 갇히는 상황입니다. 아래로 내려가려고 판 구멍이 다시 메워지면 그대로 갇혀 죽습니다. 그래서 파기 전에 어떻게 빠져나올지를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이 게임이 액션보다 퍼즐에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적을 이용하는 기술도 필수입니다. 적이 금괴를 들고 다니다가 구멍에 빠지면 금괴를 떨어뜨리는데, 손이 닿지 않는 곳의 금괴는 이 방법으로만 회수할 수 있습니다. 적을 방해물이 아니라 도구로 쓰는 셈입니다.

스테이지를 만드는 재미

로드 러너 계열의 오랜 매력 중 하나는 스테이지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벽돌과 사다리와 금괴를 배치해 자기만의 문제를 만들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풀게 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이 챔피언십판의 스테이지들도 그런 설계 감각의 결과물입니다. 각 화면이 하나의 문제로 정성 들여 짜여 있어서, 풀고 나면 왜 이렇게 배치했는지가 보입니다. 문제를 푼 뒤에 오는 이 납득이 이 게임의 보상입니다.

지금 해 보면

화면은 소박합니다. 벽돌과 사다리와 사람 모양 몇 개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그 위에서 벌어지는 계산의 밀도는 요즘 퍼즐 게임에 견주어도 밀리지 않습니다.

한 판을 붙잡고 몇십 분씩 궁리하다가 답을 찾는 순간의 기분이 이 게임의 전부라고 해도 좋습니다. 여유 있게 즐길 게임을 찾는다면 맞지 않지만, 머리를 쓰는 게임을 좋아한다면 오래 붙들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