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십 로드 러너 패미컴판
챔피언십 로드 러너 (Championship Lode Runner Japan) · 1985 · Hudson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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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판이 하나도 없습니다
보통 게임은 앞쪽에 연습용 스테이지를 둡니다. 이 게임에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첫 판부터 이미 원작 후반부 수준이고, 그 뒤로 오십 개가 전부 그런 식입니다. 로드 러너를 충분히 해 본 사람만 손대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물건입니다.
한 판을 깨는 데 몇십 분이 걸리는 것도 예사입니다. 어디를 어떤 순서로 파야 하는지가 정확히 정해져 있어서, 한 번만 순서를 틀려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챔피언십 로드 러너(Championship Lode Runner)는 사다리와 봉으로 이어진 화면 안에서 금괴를 전부 주우면 통과하는 퍼즐 액션입니다. 주인공은 공격 수단이 없고, 대신 좌우 바닥에 구멍을 팔 수 있습니다.
쫓아오는 적을 구멍에 빠뜨려 잠시 가둬 두고 그 위를 밟고 지나가는 것이 기본 요령입니다. 구멍은 시간이 지나면 메워지고, 그 안에 적이 있으면 그대로 사라졌다가 위쪽 어딘가에서 다시 나타납니다.
판 하나가 곧 문제 하나
이 게임의 스테이지는 지형이 아니라 문제에 가깝습니다. 어느 금괴를 먼저 먹으면 나갈 길이 막히고, 어느 구멍을 먼저 파면 적이 엉뚱한 곳으로 가 버리는 식으로 모든 배치에 의도가 있습니다.
적이 금괴를 주워 들고 다니는 것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적을 구멍에 빠뜨리면 들고 있던 금괴를 떨구기 때문에, 손이 닿지 않는 곳의 금괴는 일부러 적에게 줍게 한 뒤 원하는 자리에서 빠뜨려 회수하는 방법을 씁니다. 이 기술을 모르면 절대 못 깨는 판이 여럿 있습니다.
마지막 탈출
금괴를 다 모으면 화면 맨 위까지 사다리가 나타납니다. 대개 이 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그때까지 아래쪽에 가둬 두었던 적들이 한꺼번에 풀려 올라오는데, 사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슬아슬하게 지나가야 하는 판이 많습니다.
그래서 금괴를 모으는 순서를 정할 때 마지막에 어디에 서 있을지까지 미리 그려 두어야 합니다. 다 먹고 나서 생각하면 늦습니다.
스테이지 편집의 계보
원작 로드 러너에는 직접 판을 만드는 기능이 있었고, 그 덕분에 사람들이 만든 어려운 판이 잔뜩 돌아다녔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흐름 위에서, 아예 어려운 판만 골라 담은 별도의 게임으로 나왔습니다.
패미컴판은 화면과 조작이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이 오십 판을 붙잡고 씨름하기에 좋습니다. 판을 깰 때마다 나오는 비밀번호를 적어 두고 며칠에 걸쳐 조금씩 나아가는 것이 이 게임을 즐기는 보통의 방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