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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트라이

카멜트라이 (Cameltry Us ym2610) · 1989 · Ta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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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아니라 미로를 돌립니다

보통의 미로 게임은 공을 움직입니다. 이 게임은 반대입니다. 공은 중력을 따라 아래로 떨어질 뿐이고, 조작으로 움직이는 것은 미로 자체입니다. 왼쪽으로 돌리면 화면 전체가 기울고, 그 기울기를 따라 공이 굴러갑니다. 오른쪽으로 가고 싶으면 오른쪽을 눌러 공을 미는 것이 아니라, 미로를 기울여 공이 그쪽으로 굴러 내려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한 줄짜리 발상이 게임 전체를 지탱합니다. 처음 몇 분은 화면이 빙글빙글 돌아 어지럽고 공이 엉뚱한 데로 떨어지지만, 익숙해지면 미로를 통째로 손으로 잡고 흔드는 듯한 감각이 생깁니다. 그 감각이 잡히는 순간이 이 게임의 진짜 시작입니다.

카멜트라이 퍼즐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9)

어떤 게임인가

카멜트라이(Cameltry)는 제한 시간 안에 공을 출구까지 보내는 게임입니다. 화면에는 통로와 벽으로 이루어진 미로가 있고, 그 안에 공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조작은 미로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리는 것이 전부이고, 공은 중력에 따라 알아서 떨어집니다.

시간이 이 게임의 목숨입니다. 시간이 다 되면 그대로 끝나고, 미로 안에 놓인 시계 모양의 것을 지나가면 시간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무조건 출구로 직행하는 것이 답이 아니라, 지금 남은 시간과 이 길로 가면 얼마나 걸릴지를 계속 저울질하게 됩니다.

카멜트라이 퍼즐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9)

돌리는 조작에 익숙해지기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크게 돌리는 것입니다. 미로를 확 기울이면 공이 급하게 떨어지면서 벽에 세게 부딪히고, 튕겨서 왔던 길로 되돌아갑니다. 조금씩 나눠서 기울이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공이 굴러가는 속도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필요한 만큼만 각도를 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공을 세우는 법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미로를 수평에 가깝게 되돌리면 공이 평평한 바닥에서 멈춥니다. 길이 갈라지는 지점이나 좁은 통로 앞에서 한 번 세워 두고 방향을 정하면 실수가 크게 줄어듭니다. 급할수록 한 번 멈추는 습관이 시간을 아껴 줍니다.

카멜트라이 퍼즐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89)

벽과 지형을 읽는 재미

모든 벽이 같지 않습니다. 부딪히면 크게 튕겨 나가는 벽이 있고, 부딪혀도 공이 힘을 잃고 멈추는 벽이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 모르고 부딪히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날아가 시간을 크게 잃습니다. 반대로 튕기는 성질을 알고 일부러 부딪혀 반대편으로 건너뛰는 지름길도 있습니다.

좁은 통로를 지날 때는 속도를 죽이는 것이 정답이고, 넓은 방에서는 속도를 붙여 한 번에 건너는 것이 이득입니다. 이 판단이 쌓이면 같은 코스라도 통과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처음에는 겨우 도착하는 데 급급하지만, 나중에는 몇 초를 줄이려고 같은 코스를 반복하게 되는 유형의 게임입니다.

코스와 난이도

코스는 여러 갈래로 준비되어 있고, 시작할 때 어느 정도 난이도를 고를 수 있습니다. 쉬운 쪽은 길이 넓고 갈림길이 적어 조작을 익히기 좋고, 어려운 쪽은 통로가 좁고 함정 같은 구조가 늘어납니다. 처음이라면 낮은 쪽에서 회전 감각을 충분히 익힌 다음 올라가는 편이 좋습니다.

난이도가 튀는 지점은 대개 공이 아래로 곧장 떨어지면 안 되는 구간입니다. 위로 올려 보내야 하는 구조가 나오면, 중력을 거슬러야 하므로 벽을 이용해 튕겨 올리거나 경사를 만들어 굴려 올리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이 구간을 넘기고 나면 이 게임의 조작이 완전히 손에 붙었다고 봐도 됩니다.

남는 것은 감각과 음악

만든 회사는 특이한 조작 장치를 쓴 기판 게임을 여럿 내놓았고, 이 게임도 그중 하나입니다. 미로를 돌린다는 발상이 실제로 손맛으로 이어지려면 회전이 부드러워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오래된 게임인데도 조작 자체는 지금 해도 답답하지 않습니다.

배경에 깔리는 음악도 이 게임을 기억하게 만드는 몫이 큽니다. 밝고 경쾌한 곡이 계속 흐르는 가운데 시간에 쫓기며 공을 굴리다 보면, 어지럽다는 첫인상은 어느새 사라지고 시간을 줄이는 재미만 남습니다. 나중에 가정용으로도 옮겨져 이름을 바꿔 나왔을 만큼, 발상 하나로 오래 살아남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