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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히트

카오스 히트 (Chaos Heat v2 09o 1998 10 02 17 00) · 1998 · Ta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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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통로를 훑는 소탕전

이 게임의 화면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각도입니다. 통로와 방이 이어진 시설 안을 주인공이 걸어 다니고, 벽 뒤나 문 너머에서 생물 병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넓은 벌판에서 총을 쏘는 시원함이 아니라, 모퉁이를 돌 때마다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답답한 긴장이 이 게임의 맛입니다.

1998년이면 오락실의 중심이 이미 입체 화면으로 넘어간 뒤입니다. 그런 시기에 나온 평면 액션이라, 화면은 옛 방식인데 색과 연출은 제법 공들여 다듬어져 있습니다. 옛 감각과 새 기술이 섞인 묘한 인상을 줍니다.

카오스 히트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8)

어떤 게임인가

카오스 히트(Chaos Heat)는 주인공을 조작해 시설 안을 돌아다니며 나타나는 적을 총으로 정리하는 액션 게임입니다. 레버로 이동하고 버튼으로 사격하며, 정해진 구역의 적을 처리하면 다음 구역으로 넘어갑니다. 진행 방향이 한쪽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서, 지도를 살피며 길을 찾는 요소가 섞여 있습니다.

혼자서도 할 수 있고 두 사람이 함께 붙을 수도 있습니다. 시작할 때 성격이 다른 인물 중 하나를 고르게 되어 있어서, 어느 쪽을 잡느냐에 따라 이동 속도와 화력이 달라집니다. 빠른 쪽은 몰리기 전에 빠져나가는 운영에 맞고, 화력이 센 쪽은 좁은 통로를 정면으로 뚫는 운영에 맞습니다.

카오스 히트 슈팅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8)

조작과 무기

기본 총은 무한이지만 위력이 약해서, 덩치 큰 적을 상대로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진행하면서 얻는 강한 무기는 탄이 정해져 있어 아껴 써야 합니다. 어느 무기를 어느 자리에서 쓰느냐가 이 게임의 핵심 판단입니다.

이동과 사격 방향이 묶여 있는 구조라, 뒤로 물러나면서 앞을 쏘는 일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로 입구를 등지고 서서 한 방향에서만 적이 들어오게 만들면 훨씬 안전하고, 반대로 넓은 방 한가운데에 서면 사방에서 둘러싸입니다. 방에 들어가기 전에 문 앞에서 먼저 쏘아 두는 습관이 생존율을 크게 올립니다.

막히는 지점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죽는 곳은 문을 열자마자 여러 마리가 동시에 달려드는 구간입니다. 화면이 갑자기 적으로 채워지면 어디로 피해야 할지 판단이 늦어지고, 그 몇 초 사이에 체력이 다 깎입니다. 요령은 들어가서 싸우지 않는 것입니다. 문 앞에서 한두 마리를 끌어낸 뒤 통로로 물러나 하나씩 처리하면 같은 방도 훨씬 쉽게 정리됩니다.

또 하나는 회복 자원의 관리입니다. 체력이 절반 아래로 내려간 상태에서 새 구역에 들어가면 대개 그대로 끝납니다. 회복을 발견해도 바로 먹지 말고 위치를 기억해 두었다가, 정말 필요할 때 되돌아와 먹는 편이 낫습니다. 이 게임은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보다 얼마나 온전한 상태로 다음 구역에 들어가느냐가 성적을 정합니다.

타이토의 1990년대 후반

이 무렵 타이토는 하나의 기판에 여러 게임을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아케이드 시장에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대형 입체 게임에 들어가는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가벼운 평면 게임을 꾸준히 내놓아 오락실의 남는 자리를 채우는 전략이었습니다. 이 작품도 그런 흐름 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만듦새는 헐겁지 않습니다. 캐릭터의 움직임과 적의 배치, 화면 색의 처리 같은 부분에서 오래 2D 게임을 만들어 온 회사의 손이 보입니다. 화면 밖의 화려함 대신 안쪽의 짜임새로 승부한 게임입니다.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이유

국내 오락실에서 이 게임을 봤다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 시기 국내 오락실은 대전격투 한두 편과 리듬 게임이 자리를 거의 다 차지하고 있었고, 새로 들어오는 기판도 그쪽으로 쏠렸습니다. 혼자 조용히 소탕하는 성격의 게임은 사람을 모으기 어려웠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 작품은 국내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지나갔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오히려 그 점이 장점이 됩니다. 이름을 들어 본 적 없는 게임을 처음부터 더듬어 가며 익히는 재미가 있고, 한 판의 길이도 부담스럽지 않아 잠깐 붙잡기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