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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블레이드

킬링 블레이드 (The Killing Blade v109 China) · 1998 · 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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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에서 벌어지는 대전

파동권과 승룡권에 익숙하던 눈에 이 게임의 화면은 낯설었습니다. 무협지에서 걸어 나온 듯한 인물들이 검을 뽑고, 장풍을 날리고, 허공을 밟고 뜁니다. 배경도 도장이나 거리가 아니라 산과 절, 문파의 전각입니다. 대전격투 게임의 공식을 무협 세계관에 그대로 얹어 놓은 시도였습니다.

킬링 블레이드(The Killing Blade)는 IGS가 만든 무협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무림의 여러 문파에서 온 인물들이 맞붙는 구성으로, 저마다 다른 무기와 무공을 씁니다.

킬링 블레이드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8)

병장기가 만드는 거리 싸움

캐릭터마다 드는 무기가 다르고, 그에 따라 공격 거리가 크게 벌어집니다. 긴 봉이나 검을 든 캐릭터는 멀찍이서 견제만으로 상대를 괴롭힐 수 있고, 반대로 근접형 캐릭터는 그 거리를 뚫고 들어가야만 싸움이 됩니다. 이 리치 차이 때문에 상성이 뚜렷하게 갈립니다.

기술은 화려합니다. 큰 기술이 들어가면 화면 가득 이펙트가 터지고 연출이 길게 이어집니다. 무협 특유의 과장된 표현을 게임 화면으로 옮기려는 의도가 분명히 보입니다.

그림과 분위기

IGS 게임 특유의 진하고 선명한 색감이 이 게임에도 그대로 있습니다. 캐릭터 도트가 크고 옷자락과 머리카락이 크게 흔들리는 연출이 많아, 정지 화면만 봐도 무협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배경 하나하나가 무림의 장소를 옮겨 놓은 듯 그려져 있어서, 스테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당시 오락실에서 이런 색조의 게임은 흔치 않았습니다.

익숙하지 않아도 해 볼 만한 이유

주류 격투 게임에 비하면 조작감이 다소 무겁고, 커맨드 입력 느낌도 다릅니다. 그래서 처음엔 적응이 필요합니다. 다만 몇 판 하다 보면 이 게임 나름의 리듬이 있고, 무기 리치를 재며 들어가는 싸움이 꽤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후 강화판인 플러스 버전도 나왔습니다. 무협을 소재로 한 대전격투 게임이 많지 않았던 만큼, 이 게임은 그 자체로 기억할 만한 자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