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타임 크라이시스

타임 크라이시스 (Time Crisis) · 1997 · Namco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페달을 밟았다 뗐다 하던 그 기계

오락실 한쪽에 총이 달린 기계는 많았지만, 발밑에 페달이 달린 건 이 게임이었습니다. 페달을 밟으면 주인공이 엄폐물 뒤에서 몸을 일으켜 총을 쏘고, 떼면 다시 숨습니다. 적의 총구가 붉게 번쩍이는 순간 발을 떼서 피하고, 다시 밟아서 반격하는 이 리듬이 이 게임의 전부이자 핵심이었습니다. 총을 들고 발까지 구르느라 온몸으로 하던 게임이었습니다.

타임 크라이시스(Time Crisis)는 남코가 만든 건 슈팅 게임입니다. 화면이 알아서 진행되고 플레이어는 조준과 사격, 그리고 엄폐만 담당합니다. 특수 요원 리처드 밀러가 납치된 인물을 구하러 적진에 들어가는 이야기로, 스테이지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적을 정리하고 다음 구역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타임 크라이시스 슈팅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7)

제한 시간이라는 압박

이 게임이 다른 건 슈팅과 갈라지는 지점은 시간입니다. 화면 위에 남은 시간이 계속 줄어들고, 구역의 적을 전부 처리하면 시간이 조금 더해집니다. 그러니까 숨어만 있어서는 절대 클리어할 수 없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나가서 쏴야 시간이 벌립니다.

숨어 있는 동안에는 탄약이 자동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재장전과 회피가 같은 동작으로 묶입니다. 탄이 떨어졌을 때 몸을 숨기면 장전이 되지만 그동안 시간은 흘러갑니다. 이 구조 때문에 항상 조급한 상태로 방아쇠를 당기게 됩니다.

적들 중에는 붉게 빛나는 옷을 입은 놈이 섞여 있는데, 이 적이 쏘는 총알만 실제로 플레이어를 맞힙니다. 그래서 화면 전체를 보되 붉은 표시를 우선해서 처리하는 습관이 생깁니다.

스테이지와 보스

진행은 성채 같은 적의 거점을 돌파하는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정문 앞 광장에서 시작해 안뜰과 복도, 지하를 지나며 점점 안쪽으로 파고듭니다. 구역마다 엄폐물의 배치와 적이 튀어나오는 위치가 정해져 있어서, 여러 번 하다 보면 어디서 몇 명이 나오는지 몸이 먼저 기억합니다.

각 스테이지 끝에는 보스가 기다립니다. 칼을 들고 달려드는 상대, 폭탄을 던지는 상대처럼 성격이 다르고, 정면으로 맞서는 대신 특정 부위나 특정 타이밍을 노려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스전에서는 시간 압박이 더 크게 다가와서 손이 떨립니다.

가정용으로 옮겨 온 뒤

플레이스테이션판에는 오락실 모드 외에 가정용 전용 스테이지가 추가로 들어갔습니다. 오락실판을 이미 다 외운 사람에게도 새로 할 거리가 생긴 셈입니다. 전용 총 주변기기를 연결하면 오락실에 가까운 감각으로 즐길 수 있었고, 패드로도 조준이 가능했습니다.

이 게임이 만들어 낸 엄폐 시스템은 이후 건 슈팅 장르의 표준처럼 자리 잡았고, 시리즈도 오래 이어졌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연출은 소박해졌지만, 숨었다 나왔다 하는 그 리듬만큼은 여전히 손에 착 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