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3 (패미컴)
파이널 판타지 III (Final Fantasy Iii Japan) · 1990 · Square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직업을 갈아입는 RPG
이 게임의 파티원들은 고정된 직업이 없습니다. 전사였던 캐릭터를 백마도사로 바꿀 수 있고, 흑마도사를 몽크로 바꿀 수 있습니다. 마을에 들르지 않아도, 언제든 메뉴에서 바꿉니다.
덕분에 벽에 부딪혔을 때 대처법이 달라집니다. 다른 RPG였다면 레벨을 더 올리거나 장비를 사야 했을 상황에서, 이 게임은 파티 구성을 갈아엎어 봅니다. 물리 공격이 통하지 않는 보스 앞에서 전원을 마법 직업으로 바꾸고, 좁은 던전에서는 몽크를 늘립니다. 이 유연함이 파이널 판타지 3을 시리즈 초기 작품 중에서도 특별하게 만듭니다.
어떤 게임인가
파이널 판타지 3 (패미컴)(Final Fantasy III)은 스퀘어가 1990년 패미컴으로 낸 RPG입니다. 빛의 전사 네 명이 세계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여행하는 이야기이며, 시리즈 초기작 중 마지막 패미컴 작품입니다.
오랫동안 일본 밖으로 나가지 않아서 해외에서는 이 작품을 접하기 어려웠고, 그래서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늦게 알려진 작품입니다.
잡 체인지의 짜임새
직업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하나씩 늘어납니다. 크리스탈의 힘을 얻을 때마다 새 직업이 열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선택지가 스무 가지를 넘어갑니다.
직업마다 쓸 수 있는 무기와 방어구가 다르고, 마법의 계열도 다릅니다. 백마도사는 회복을, 흑마도사는 공격 마법을, 적마도사는 양쪽을 어중간하게 씁니다. 용기사는 공중으로 뛰어올랐다가 내리꽂는 점프 공격을 쓰고, 풍수사는 지형에 따라 다른 효과를 냅니다.
직업을 바꾸면 잠시 능력이 불안정해지는 기간이 있어서 아무 때나 함부로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구성으로 갈지 미리 정하는 습관이 생깁니다.
기억에 남는 던전들
이 게임에는 몸이 작아지는 구간이 있습니다. 특정 마법에 걸려 파티 전원이 작아지면 평소에는 들어갈 수 없던 작은 구멍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그 상태에서는 대부분의 장비를 쓸 수 없어 아주 약해집니다.
소인 상태 전용 직업이 따로 있을 정도로 이 구간은 성격이 다릅니다. 시스템을 이야기 전개와 엮어 던전 하나를 통째로 설계한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후반의 던전들은 상당히 깁니다. 특히 마지막 구간은 중간 세이브가 없어 한 번에 돌파해야 하는데, 회복 수단을 얼마나 챙겼는지가 성패를 가릅니다. 이 구간의 악명 때문에 준비 없이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온 사람이 많습니다.
소환수와 비공정
이 작품에서 소환 마법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소환사가 부르는 존재들은 효과가 무작위로 갈리는 특징이 있어서, 강력하지만 계산하기 어려운 수단입니다.
비공정을 타고 세계를 도는 감각도 이 시리즈의 상징입니다. 걸어서만 다니던 세계가 하늘 위에서 한눈에 보이게 되는 순간의 해방감이 크고, 배와 비공정을 얻어 갈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흐름이 이야기의 리듬과 맞물려 있습니다.
패미컴이라는 기기의 한계 안에서 이만한 분량과 시스템을 담아낸 것이 이 작품의 성취이고, 이후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을 여기서 대부분 정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