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존 2
판타지 존 II 오파오파의 눈물 (Fantasy Zone Ii the Tears of Opa Opa USA Europe) · 1987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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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이 날아다니는 파스텔 동화
슈팅 게임 화면이라고 하면 대개 검은 우주나 잿빛 전장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이 게임을 켜면 분홍색 하늘에 하얀 구름이 둥둥 떠 있고, 알록달록한 나무와 사탕 같은 건물이 늘어서 있습니다. 배경 음악도 밝고 통통 튀는 곡입니다. 이 화면 안에서 총알이 오간다는 사실 자체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데, 그 부조화가 판타지 존이라는 시리즈의 정체성입니다.
주인공 기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파오파라는 이름의 동그란 우주선인데, 눈이 달려 있고 아래쪽에는 작은 발이 붙어 있어서 마치 만화 캐릭터 같습니다. 이 귀여운 것이 상점에서 무기를 사서 달고 나가 적 기지를 부수러 다닙니다.
어떤 게임인가
판타지 존 2(Fantasy Zone II: The Tears of Opa-Opa)는 좌우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적 기지를 부수는 슈팅 게임입니다. 보통의 슈팅처럼 화면이 알아서 흐르지 않고, 내가 왼쪽으로 가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배경이 따라 움직입니다. 스테이지는 좌우로 이어진 고리 모양이라, 한 방향으로 계속 날면 처음 자리로 돌아옵니다.
각 스테이지에는 부숴야 할 적 기지가 몇 개 정해져 있습니다. 그것들을 전부 찾아 부수면 보스가 나타납니다. 그러니 이 게임의 한 판은 넓은 하늘을 날아다니며 목표물을 찾아 없애고, 마지막에 보스를 잡는 순서로 흘러갑니다. 어디부터 갈지 스스로 정한다는 점이 다른 슈팅과 크게 다릅니다.
돈으로 무기를 사는 슈팅
적을 부수면 동전이 떨어집니다. 이걸 모아 두었다가 하늘에 떠 있는 풍선 상점에 들어가면 무기와 부품을 살 수 있습니다. 사격 무기를 더 넓게 퍼지는 것으로 바꾸거나, 폭탄을 더 강한 것으로 갈아 끼우거나, 기체 속도를 올리는 엔진을 다는 식입니다.
여기에 이 게임의 진짜 고민이 있습니다. 좋은 물건일수록 비싸고, 게다가 대부분 쓸 수 있는 시간이나 횟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싼 무기를 사 놓고 아끼면 시간이 지나 사라지고, 마구 쓰면 금방 떨어집니다. 지금 사서 바로 쓸지, 다음 스테이지 보스전을 위해 돈을 모아 둘지가 매 판 갈등거리입니다.
속도를 올리는 부품은 특히 중요합니다. 기본 상태의 오파오파는 답답할 만큼 느려서, 적 탄을 보고도 피하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초반에 속도부터 한두 단계 올려 두면 그 뒤가 훨씬 수월합니다.
전작에서 달라진 것
앞선 작품은 원래 오락실 기판에서 나왔고, 이 두 번째 작품은 마스터시스템 쪽에서 먼저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전작 이식판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기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스테이지 안에 문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하늘을 날다 보면 어딘가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고, 그리로 들어가면 성격이 다른 별도의 구역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한 스테이지가 평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구역이 문으로 연결된 구조가 되었습니다. 목표물을 다 찾으려면 문 안쪽까지 뒤져야 하니 탐험하는 감각이 훨씬 강해졌습니다.
대신 진행이 느긋해진 만큼, 한 스테이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전작의 시원시원한 속도를 좋아했던 사람은 이쪽을 답답하게 느끼기도 합니다. 반대로 넓은 곳을 뒤지고 다니는 재미를 좋아한다면 이쪽이 더 맞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익혀야 할 것은 방향 전환입니다. 왼쪽을 보고 있을 때는 왼쪽으로만 쏠 수 있으니, 뒤에서 오는 적을 상대하려면 몸을 돌려야 합니다. 이 반 박자 때문에 초보자가 자주 맞습니다. 적이 등 뒤로 돌아가기 전에 미리 방향을 바꿔 두는 버릇을 들이면 좋습니다.
다음은 돈 쓰는 법입니다. 처음 몇 판은 속도 부품과 기본 사격 강화에만 돈을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화려한 무기는 시간제한 때문에 보스전 직전에 사야 값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목표물 위치를 외워 두면 진행이 훨씬 빨라집니다. 스테이지 구조는 매번 같으니, 어느 방향으로 돌면 기지 여러 개를 한 번에 훑을 수 있는지 익혀 두면 헤매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렇게 아낀 시간은 그대로 보스전 준비에 쓸 돈으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