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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전설

사무라이 스피리츠 4 (Pae Wang Jeon Seol Legend of a Warrior Korean Censored Samurai Shodown Iv) · 1996 · S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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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락실에서는 패왕전설

이 게임은 국내 오락실에 패왕전설이라는 이름으로 걸려 있었습니다. 원제와 전혀 다른 제목이라 나중에 시리즈를 찾아보다가 같은 게임이라는 걸 알고 놀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당시 국내 유통 사정에 따라 제목과 일부 연출이 바뀐 판이었고, 그 이름이 그대로 굳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 화면을 보면 사무라이 스피리츠보다 패왕전설이라는 말이 먼저 나오는 세대가 있습니다. 오락실 간판이 게임의 이름을 정하던 시절의 흔적입니다.

패왕전설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6)

어떤 게임인가

패왕전설(Samurai Shodown IV)은 칼을 든 캐릭터들이 1대1로 맞붙는 대전격투입니다.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고, 다른 격투 게임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한 방의 무게입니다. 강한 칼질 한 번이 체력을 크게 깎아서, 몇 번만 잘 맞으면 판이 끝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연속기를 길게 넣는 게임이 아니라 한 번의 칼질을 넣기 위해 서로 거리를 재는 게임이 됩니다.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고 상대의 손이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이 길고, 그 정적이 이 시리즈의 개성입니다.

분노 게이지와 무기, 4편의 변화

맞을수록 화면 아래의 분노 게이지가 차오릅니다. 게이지가 가득 차면 일정 시간 동안 공격력이 올라가고, 그 상태에서만 쓸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이 열립니다. 밀리고 있던 쪽이 한 번에 판을 뒤집는 장면이 여기서 나옵니다.

무기를 떨어뜨리는 요소도 이 시리즈의 상징입니다. 칼을 맞부딪치다 밀리면 무기가 손에서 날아가고, 맨손이 된 쪽은 위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로 무기를 주우러 가야 합니다. 무기를 떨어뜨린 상대를 어떻게 압박하느냐가 승부의 분기점이 됩니다.

4편은 앞 편에 비해 연속기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기본기를 이어 붙이는 콤보가 정리되었고, 시리즈 특유의 한 방 위주 구도를 유지하면서도 손이 바쁜 순간이 늘었습니다. 캐릭터마다 두 가지 성격 중 하나를 골라 쓰던 앞 편의 방식도 이어집니다.

체력이 거의 없을 때 성립하는 일격필살 기술도 있습니다. 조건이 까다롭고 잘 들어가지 않지만, 한 번 성공하면 그 자리에서 판이 끝나기 때문에 오락실에서는 이 기술이 들어가는 순간 주변이 술렁였습니다.

캐릭터

시리즈를 대표하는 하오마루가 정통파 검사 자리를 지킵니다. 리치가 길고 기본기가 정직해서 처음 잡기 좋습니다. 나코루루는 빠른 이동과 새를 이용한 견제가 특징이고, 갈포드는 개를 부리며 거리를 좁힙니다.

4편에서는 앞 편의 보스였던 캐릭터가 사용 가능한 자리로 내려오기도 합니다. 리치가 압도적으로 긴 캐릭터와 짧은 캐릭터의 차이가 뚜렷해서, 어떤 캐릭터를 고르느냐에 따라 싸우는 방식 자체가 달라집니다.

지금 해 보면

빠른 손보다 참을성이 중요한 게임이라, 요즘 격투 게임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신 한 번 칼이 들어갔을 때의 타격감은 다른 시리즈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거리를 재고, 상대의 실수를 기다리고, 한 번에 크게 가져가는 구도가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그 긴장을 즐길 수 있다면 지금 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