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퍼즐 데 볼링

퍼즐 데 볼링 (Puzzle de Bowling Japan) · 1999 · Nihon System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볼링장에 퍼즐 게임을 통째로 옮겨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화면 위쪽에 색색의 볼링 핀이 빼곡히 서 있고, 아래에서는 공을 굴려 올립니다. 같은 색이 셋 이상 모이면 핀이 쓰러지고, 잘 맞추면 화면이 스트라이크와 스페어를 외칩니다. 퍼즐의 연쇄와 볼링의 용어가 억지스럽지 않게 붙어 있어서, 처음 보는 사람도 규칙 설명을 듣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대충 알아차립니다.

퍼즐 데 볼링(Puzzle de Bowling)은 화면 위에서 내려오는 핀 무리를 아래에서 공을 쏘아 지우는 대전형 퍼즐입니다. 조작은 좌우로 각도를 잡고 버튼으로 공을 굴리는 것이 전부이며, 같은 색 핀 세 개가 이어지면 사라지고 그 위에 매달려 있던 핀들도 함께 떨어집니다. 캐릭터를 고르고 상대와 마주 앉아 서로의 화면에 핀을 밀어 넣는 구조라, 겉모습은 볼링이지만 실제 감각은 대전 퍼즐 쪽에 훨씬 가깝습니다.

퍼즐 데 볼링 퍼즐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9)

공을 굴리는 감각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공이 곧게만 날아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각도를 여러 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서, 정면으로 밀어 넣을지 옆으로 비스듬히 흘려 보낼지 매번 판단해야 합니다. 벽 쪽으로 각을 크게 주면 정면에서는 닿지 않던 구석 자리에 공을 넣을 수 있고, 이 구석 처리가 초보와 숙련자를 가르는 지점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은 눈에 보이는 가장 가까운 같은 색만 노리다가 화면 아래쪽에 핀이 쌓여 버립니다. 세 개를 지우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지우고 나서 남는 모양이 매번 나빠지기 때문입니다. 익숙해지면 지금 지울 곳이 아니라 지운 뒤에 어떤 덩어리가 무너져 내릴지를 먼저 보게 되고, 그때부터 한 번에 여러 줄이 쏟아지는 큰 수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퍼즐 데 볼링 퍼즐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9)

스트라이크와 게이지

볼링 용어를 그냥 장식으로 쓰지 않은 것도 이 게임의 재미입니다. 한 번에 크게 밀어내면 스트라이크, 이어서 정리하면 스페어, 연속으로 성공하면 더블이나 터키 같은 판정이 붙고 그만큼 점수와 게이지가 올라갑니다. 퍼즐을 잘 푸는 것과 볼링을 잘 치는 것이 같은 동작으로 묶여 있어서, 점수판을 보는 재미가 따로 생깁니다.

게이지가 가득 차면 아래 방향 입력으로 캐릭터 고유의 필살기를 씁니다. 캐릭터마다 효과가 달라 어떤 쪽은 상대 화면을 어지럽히고 어떤 쪽은 자기 화면을 정리해 줍니다. 대전에서는 이 게이지를 언제 터뜨리느냐가 승부를 가릅니다. 아깝다고 아껴 두다가 화면이 꽉 차서 못 쓰고 지는 경우가 흔하므로, 위험 신호가 보이면 미리 쓰는 편이 낫습니다.

혼자 할 때와 둘이 할 때

혼자 하는 퍼즐 모드는 정해진 배치를 제한 시간 안에 전부 지우는 방식입니다. 앞쪽은 몇 발이면 끝나지만 뒤로 갈수록 핀이 층층이 겹치고 색이 섞여서, 어디를 먼저 뚫어야 위쪽 덩어리가 무너지는지 순서를 찾아야 합니다. 시간이 걸리는 건 손이 아니라 눈이라, 답을 찾고 나면 실행은 순식간에 끝납니다.

대전 모드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대를 이기려면 큰 연쇄를 만들어 핀을 넘겨야 하는데, 큰 것을 노리며 쌓는 동안 자기 화면도 같이 위험해집니다. 안전하게 조금씩 지우면 상대에게 압박이 안 가고, 크게 노리면 먼저 무너집니다. 이 저울질이 대전 퍼즐 특유의 긴장이고, 이 게임도 그 원리를 정직하게 따릅니다.

그 시절의 자리

1990년대 후반은 낙하형·발사형 대전 퍼즐이 오락실 한 켠을 차지하던 시절입니다. 위에서 공을 쏘아 같은 색을 지우는 계보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고, 여기에 각자 다른 소재와 규칙을 얹은 후발작이 여럿 나왔습니다. 퍼즐 데 볼링은 그 흐름 안에서 볼링이라는 소재를 골라, 스트라이크와 스페어라는 이미 모두가 아는 용어를 규칙 설명 대신 쓴 작품입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격투 게임과 슈팅이 자리를 크게 차지하던 때라 이런 대전 퍼즐은 구석의 한두 대로 들어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대신 한 판이 짧고 규칙이 단순해 옆 사람이 보다가 바로 동전을 넣기 좋았고, 실제로 이런 게임들은 혼자 오래 하는 것보다 둘이 앉아 티격태격하는 자리에서 진가가 나왔습니다. 지금 다시 해 봐도 조작이 좌우와 버튼 하나라, 처음 잡은 사람도 몇 판이면 감을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