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무시히메타마
퍼즐 무시히메타마 (Puzzle Mushihime Tama 2005 09 09 Master Ver) · 2005 · C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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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막 회사가 만든 퍼즐 게임
케이브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화면을 가득 채운 탄과, 그 사이를 실낱같이 빠져나가는 작은 기체를 떠올립니다. 그런 회사가 퍼즐 게임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작품의 첫 번째 이야깃거리입니다. 그것도 새 캐릭터를 만든 것이 아니라, 자사 슈팅에서 이미 쓰고 있던 캐릭터들을 그대로 데려와 퍼즐 화면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이런 식의 외전은 그 시절 일본 아케이드에서 드물지 않았습니다. 인기 있는 캐릭터를 다른 장르에 옮겨 놓아 손님층을 넓혀 보려는 시도였고, 개발 규모도 본편보다 훨씬 가벼워 부담이 적었습니다. 다만 슈팅으로 각인된 회사가 이런 물건을 내면, 팬들 사이에서는 늘 반가움과 의아함이 반씩 섞인 반응이 나오곤 했습니다.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퍼즐 무시히메타마(Puzzle Mushihime-Tama)는 화면 위에서 떨어지는 조각을 쌓아 없애 나가는 낙하형 퍼즐입니다. 조작은 좌우 이동과 회전, 그리고 빠르게 떨어뜨리는 것 정도이고, 레버 하나와 버튼 몇 개면 끝납니다. 처음 보는 사람도 십 초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종류의 게임입니다.
한 판의 흐름은 이 장르의 오래된 공식을 따릅니다. 조각이 위에서 계속 내려오고, 조건을 만족하면 그 조각들이 사라지며, 사라지지 못하고 쌓인 것이 화면 꼭대기에 닿으면 게임이 끝납니다.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지므로, 결국 손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한가와 다음 수를 얼마나 미리 정해 두느냐의 싸움이 됩니다.
둘이서 나란히 앉아 대전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장르의 대전은 대개 자기 쪽에서 한 번에 많이 지우면 상대 화면에 방해가 되는 무언가가 넘어가는 식으로 굴러갑니다. 그래서 혼자 할 때는 안전하게 조금씩 지우는 것이 정답이지만, 대전에서는 손해를 감수하고 크게 터뜨릴 준비를 하는 쪽이 이깁니다. 같은 게임인데 목표가 달라지면 잘하는 방법도 달라진다는 점이 이 장르의 오랜 매력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지점
낙하형 퍼즐을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눈앞의 조각만 보고 놓는 것입니다. 화면 한쪽에는 다음에 내려올 조각이 미리 보이는데, 이것을 보지 않고 두면 금세 놓을 자리가 없어집니다. 지금 조각을 놓으면서 다음 조각이 들어갈 자리까지 같이 생각하는 습관이 이 장르의 첫 관문입니다.
두 번째로 흔한 실수는 바닥을 울퉁불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급한 마음에 아무 데나 끼워 넣으면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 위에 다시 조각이 쌓이면 아래를 지울 방법이 사라집니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윗면을 평평하게 유지하는 쪽이 오래 버팁니다.
세 번째는 속도가 빨라진 뒤의 대응입니다. 후반에는 생각할 시간이 거의 없어지므로, 그때 가서 계산하려 하면 이미 늦습니다. 초반의 여유로운 구간에 미리 안정된 모양을 만들어 두고, 후반에는 정해 둔 자리에 기계적으로 넣는 식으로 가야 합니다. 빠르게 떨어뜨리는 조작을 익혀 두면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들 사이에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의 오락실에는 낙하형 퍼즐이 정말 많았습니다. 큰 히트작 몇 개가 장르의 문법을 세워 놓았고, 그 뒤로 수많은 회사가 조금씩 규칙을 비틀어 자기 버전을 내놓았습니다. 이 작품도 그런 흐름의 끝자락에 놓입니다.
이 계열의 게임을 고를 때 실제로 차이를 만드는 것은 규칙의 참신함보다 손맛과 화면의 성격인 경우가 많습니다. 조각이 떨어지는 속도, 회전이 붙는 감각, 지웠을 때의 소리와 연출 같은 것들이 그 게임을 계속하게 만드는지 아닌지를 가릅니다. 이 작품은 케이브다운 밝고 선명한 그림과 캐릭터를 앞세워 그 자리를 채웠습니다.
그 시절 오락실과 이 게임의 자리
2005년의 한국 오락실은 이미 전성기를 한참 지난 뒤였습니다. 큰 격투 게임과 리듬 게임이 남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이런 소규모 일본산 퍼즐 기판이 동네 가게까지 들어오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기판 앞에서 만난 국내 손님은 아주 적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볼 것이 없는 게임은 아닙니다. 낙하형 퍼즐은 규칙이 단순해 언어의 장벽이 없고, 지금 처음 잡아도 몇 판이면 감이 옵니다. 슈팅으로 알려진 회사가 자기 캐릭터를 데리고 다른 장르에서 무엇을 해 보려 했는지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짧게 몇 판 하고 그만두기에 적당한, 가볍게 손이 가는 종류의 물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