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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보블 1편

퍼즐 보블 (Puzzle Bobble Japan B System) · 1994 · Ta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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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에서 잘려 나온 한 판

타이토는 1994년에 이상한 시도를 합니다. 8년 전에 낸 보글보글의 주인공 버블룬과 보블룬을 다시 꺼내 오는데, 이번에는 발판을 뛰어다니지 않습니다. 화면 아래에 공룡 두 마리가 대포를 하나 붙들고 서서, 위쪽에 매달린 색색깔 구슬을 향해 방울을 쏩니다. 액션 게임의 캐릭터를 퍼즐 게임에 그대로 옮겨 붙인 건데,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이 조합이 오락실 퍼즐 게임의 판도를 바꿔 놓습니다.

퍼즐 보블 1편(Puzzle Bobble)은 같은 색 구슬 세 개를 붙여 터뜨리는 게임입니다. 화면 위쪽 천장에 구슬이 벌집처럼 매달려 있고, 아래에서 대포를 좌우로 돌려 각도를 잡아 쏩니다. 같은 색이 셋 이상 모이면 그 덩어리가 사라지고, 사라진 덩어리에 매달려 있던 아래쪽 구슬들도 지지대를 잃고 우수수 떨어집니다. 떨어뜨린 구슬이 많을수록 점수가 크고, 대전에서는 그만큼 상대 화면 위로 구슬이 넘어갑니다.

퍼즐 보블 1편 퍼즐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4)

벽에 튕겨 넣는 재미

이 게임의 핵심은 좌우 벽입니다. 대포가 도는 각도에는 한계가 있어서, 천장 구석에 박힌 구슬은 정면으로 쏘아서는 닿지 않습니다. 그럴 때 옆 벽에 비스듬히 쏘면 구슬이 당구공처럼 튕겨서 원하는 자리로 들어갑니다. 입사각과 반사각을 눈대중으로 재는 이 감각이 퍼즐 보블을 다른 낙하형 퍼즐과 구별해 줍니다.

한 발 앞의 구슬 색은 대포 옆에 미리 보입니다. 그래서 지금 쏠 구슬만 생각하지 않고 두 수를 이어서 계획하게 됩니다. 지금 색으로 터뜨릴 자리가 마땅치 않으면 다음 발을 위한 자리를 미리 깔아 두는 식입니다. 아무 데나 흘려 보낸 구슬 한 발이 나중에 덩어리 전체를 무너뜨리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시간을 끌면 천장이 한 칸씩 내려옵니다. 대포가 서 있는 바닥선까지 구슬이 닿으면 그 판은 실패입니다. 고민이 길어질수록 여유가 줄어드는 구조라, 조용한 퍼즐 게임인데도 후반에는 손이 급해집니다.

퍼즐 보블 1편 퍼즐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4)

혼자 하는 판과 둘이 하는 판

1인 모드는 정해진 배치를 하나씩 깨 나가는 방식입니다. 초반 판은 구슬이 몇 개 안 되게 성글게 놓여 있어 몸을 푸는 정도지만, 뒤로 갈수록 벽 튕기기 없이는 손댈 수 없는 안쪽 구멍이나, 한 색이 아래위로 갈라져 박힌 배치가 나옵니다. 구슬을 잘못 쌓으면 판이 스스로 무거워져서, 실수 한 번이 곧바로 게임 오버로 이어집니다.

진짜 인기를 끈 건 대전입니다. 화면을 반으로 갈라 왼쪽 오른쪽에서 동시에 진행하는데, 내가 크게 터뜨려 떨어뜨린 구슬이 상대 천장에 그대로 얹힙니다. 상대 화면이 무거워지는 걸 곁눈질로 보면서 더 큰 한 방을 노리는 그 실랑이가, 오락실에서 옆자리 사람과 붙는 재미를 만들어 냅니다. 퍼즐 게임인데 대전격투처럼 100원을 얹으며 줄을 서던 몇 안 되는 종목이었습니다.

퍼즐 보블 1편 퍼즐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4)

두 마리 공룡과 그 뒤의 시리즈

캐릭터는 보글보글의 버블룬과 보블룬 그대로입니다. 초록 공룡과 파란 공룡이 대포 아래에서 발을 구르고, 잘 터뜨리면 좋아하고 천장이 내려오면 안절부절못합니다. 배경 음악도 보글보글의 그 경쾌한 곡을 편곡해 계속 흘려보내서, 원작을 해 본 사람이면 첫 판에서 바로 알아챕니다.

이 한 편이 성공하면서 타이토는 곧바로 후속작을 붙여 나갑니다. 이듬해 나온 2편은 갈림길로 이어지는 경로와 새 캐릭터를 넣었고, 그 뒤로도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오락실은 물론 가정용 기기와 나중에는 휴대폰까지 옮겨 갑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는 대개 원작 별명을 그대로 가져와 보글보글 계열로 불렸고, 지금도 이름보다 그 대포 쏘는 화면으로 먼저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므로, 벽에 한 번 튕겨 구석 구슬을 떨어뜨리는 그 감각을 지금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