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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우오포코

퍼즐 우오포코 (Puzzle Uo Poko International Ver 980206) · 1998 · C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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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의 케이브는 도돈파치와 에스프레이드 같은 탄막 슈팅으로 이름을 굳히던 회사였습니다. 그런 회사가 같은 해에 낸 것이 화면 가득 알록달록한 공을 쏘아 붙이는 퍼즐 게임이라는 사실은 지금 봐도 어리둥절합니다. 탄막을 만들던 그 기판에서 총알 대신 구슬이 튀어 다니는 셈인데, 실제로 화면을 보면 케이브 특유의 선명한 색감과 매끄러운 스프라이트 처리가 그대로 살아 있어서 묘하게 고급스럽습니다.

퍼즐 우오포코(Puzzle Uo Poko)는 화면 위쪽 공간에 떠 있는 여러 색깔의 공을 향해 아래에서 같은 색 공을 쏘아 붙여 터뜨리는 퍼즐 게임입니다. 같은 색이 셋 이상 맞붙으면 사라지고, 그 아래에 매달려 있던 덩어리가 지지대를 잃으면 통째로 떨어져 함께 정리됩니다. 화면의 공을 전부 없애면 다음 판으로 넘어갑니다. 조작은 좌우로 조준하고 버튼으로 쏘는 것이 전부라 처음 앉은 사람도 십 초면 규칙을 이해합니다.

퍼즐 우오포코 퍼즐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8)

한 판이 흘러가는 방식

기본 뼈대는 퍼즐 보블 계열의 버블 슈터입니다. 다만 우오포코는 위에서 벽처럼 내려오는 구조가 아니라, 판마다 미리 짜인 모양의 덩어리가 매달려 있고 그것을 정해진 조건 안에서 해체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한 판 한 판이 아무렇게나 쌓이는 것이 아니라 출제된 문제처럼 느껴집니다.

핵심은 지지 구조입니다. 셋을 맞춰 터뜨리는 것보다, 그 셋이 떨어져 나갔을 때 어떤 덩어리가 함께 추락하는지를 보는 눈이 훨씬 중요합니다. 위쪽 연결부를 하나 끊으면 아래 열댓 개가 한꺼번에 쓸려 내려가는 판이 자주 나오는데, 이 한 방을 찾아내면 남은 시간이 넉넉해지고 못 찾으면 아래쪽만 야금야금 파먹다가 시간에 쫓깁니다.

벽에 튕겨 넣는 반사 조준도 반드시 익혀야 합니다. 덩어리 안쪽 깊숙이 파묻힌 색은 직선으로는 절대 닿지 않고, 좌우 벽에 한 번 튕겨야만 뒤쪽으로 돌아 들어갑니다. 초보자가 가장 오래 헤매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퍼즐 우오포코 퍼즐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8)

막히는 지점과 요령

처음 하는 사람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눈에 보이는 대로 아무 색이나 쏴 붙이는 것입니다. 빗나간 공은 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 붙어 버려서, 덩어리를 오히려 키우고 나중에 필요한 자리를 막아 버립니다. 다음에 쏠 공의 색이 미리 표시되므로, 지금 것과 다음 것 두 개를 묶어서 계획을 세우는 습관이 실력을 가릅니다.

시간 압박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손이 급해질수록 조준이 대충 되고, 대충 쏜 공이 다시 덩어리를 키워 시간을 더 잡아먹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판이 어려워 보이면 오히려 한 박자 쉬면서 어느 연결부를 끊을지 먼저 정하고 쏘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색이 많이 섞인 후반 판에서는 특정 색이 한두 개만 남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때는 그 색을 마지막에 몰아서 처리하려 하지 말고, 손에 들어왔을 때 바로 쓸 자리를 확보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케이브가 왜 이 게임을 만들었나

케이브는 도아플랜이 문을 닫은 뒤 그 인력이 흩어져 세운 여러 회사 중 하나였고, 초기에는 탄막 슈팅이라는 좁고 뾰족한 장르에 회사를 걸고 있었습니다. 슈팅은 잘 만들면 오래 사랑받지만 오락실 운영자 입장에서는 손님을 가리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어려워서 초보자가 금방 떠나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정에서 나온 것이 이 퍼즐입니다. 같은 기판을 쓰면서 훨씬 넓은 손님층을 노릴 수 있고, 여성 손님이나 어린 손님도 부담 없이 앉을 수 있는 종류의 게임입니다. 실제로 화면 연출은 슈팅에서 갈고닦은 기술이 그대로 들어가 있어서, 공이 터질 때의 이펙트나 색 처리가 동시대의 다른 퍼즐 게임보다 확실히 깔끔합니다.

결과적으로 우오포코는 케이브의 대표작 목록에서는 늘 뒤쪽에 놓입니다. 다만 회사가 슈팅 외길만 걸은 것이 아니라 다른 길도 시험해 봤다는 증거로는 분명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한국 오락실에서의 자리

한국 오락실에 이 게임이 단독 기판으로 널리 깔린 기억은 드뭅니다. 1998년이면 이미 퍼즐 보블 계열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같은 방식의 게임이 하나 더 들어올 여지가 크지 않았습니다. 대신 여러 게임을 한 기판에 모아 놓은 다중 기판이나 뒤늦은 에뮬레이션을 통해 접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아는 사람은 대체로 케이브라는 이름을 먼저 알고 찾아온 쪽입니다. 도돈파치를 하다가 같은 회사가 퍼즐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 켜 보는 순서입니다. 그렇게 켜 보면 의외로 오래 앉아 있게 되는데, 규칙이 단순하고 한 판이 짧아서 "한 판만 더"가 잘 걸리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브라우저에서 바로 켤 수 있으니, 슈팅으로 손목이 지쳤을 때 잠깐 머리를 식히는 용도로도 잘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