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D. 크루
D. D. 크루 (D D Crew SET 4 World 3 Players fd1094 317 0190) · 1991 · Sega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1990년대 초 오락실에서 가장 시끄러운 자리는 대개 벨트스크롤 액션 기계 앞이었습니다. 화면 하나에 여러 명이 달라붙어 각자 캐릭터를 고르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밀고 나가면서 서로 소리를 지릅니다. 동전을 넣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합류할 수 있으니, 지나가던 사람이 구경하다가 그대로 한 명 더 끼어드는 일이 흔했습니다. 이 게임도 그런 기계 중 하나입니다. 여러 명이 동시에 붙을 수 있게 만들어져서, 혼자 할 때와 셋이 할 때의 화면이 완전히 다릅니다.
D. D. 크루(D D Crew)는 세가가 1991년에 내놓은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을 옆으로 훑어 나가며 앞을 막는 적들을 때려눕히고 구간 끝의 강한 적을 넘어서면 다음 구간으로 넘어갑니다. 이야기 설명은 길지 않고, 화면에 나온 적을 정리하면 앞으로 나아간다는 규칙만 알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벨트스크롤이라는 장르
이 장르는 화면이 옆으로만 흐르는 게 아니라 위아래로도 조금씩 움직일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바닥이 띠처럼 깔려 있고, 그 위에서 앞뒤 좌우로 자리를 잡습니다. 이 위아래 이동이 핵심입니다. 적과 같은 높이에 서야 공격이 닿고, 반대로 살짝 어긋나 있으면 상대 공격도 안 맞습니다. 초보자와 익숙한 사람의 차이가 여기서 제일 크게 납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이동과 공격, 그리고 위급할 때 쓰는 기술 정도입니다. 위급할 때 쓰는 기술은 주위 적을 한꺼번에 밀어내지만 대개 자기 체력을 조금 깎습니다. 그래서 아무 때나 누르면 안 되고, 둘러싸였을 때만 꺼내는 카드로 남겨 둬야 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초보자가 가장 많이 죽는 상황은 적에게 둘러싸이는 것입니다. 앞에 있는 적 한 명을 끝까지 때리려고 하는 사이 뒤에서 다른 적이 붙습니다. 이 장르에서 한 명을 붙잡고 끝장내려는 습관은 거의 항상 손해입니다. 몇 대 때리고 빠져나와 위치를 다시 잡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두 번째는 화면 구석에 몰리는 것입니다. 벽을 등지면 도망갈 곳이 없어집니다. 늘 화면 가운데 쪽에 자리를 두고, 적을 한쪽으로 몰아 놓은 다음 한 줄로 세워서 상대하는 게 정석입니다. 적들이 위아래로 흩어져 있으면 하나씩 끌어내서 처리합니다.
세 번째는 체력 관리입니다. 이런 게임은 회복할 기회가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지금 안 맞는 게 나중에 회복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급하게 밀고 들어가기보다 한 걸음 물러섰다가 들어가는 습관을 들이면 훨씬 멀리 갑니다.
여럿이 할 때 달라지는 것
이 게임은 여러 명이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늘면 화면에 나오는 적도 늘어나므로 그냥 쉬워지지는 않습니다. 대신 역할을 나눌 수 있게 됩니다. 한 명이 적을 끌어당기는 사이 다른 사람이 옆이나 뒤에서 때리는 식으로 움직이면 훨씬 안정적으로 나아갑니다.
반대로 여럿이 하면서 각자 아무렇게나 움직이면 혼자 할 때보다 빨리 끝납니다. 서로 적을 밀어내서 공격이 빗나가고, 한 사람이 위험할 때 아무도 못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옛날 오락실에서 모르는 사람끼리 붙어도 자연스럽게 손발이 맞아 가던 그 과정이 이 장르의 재미였습니다.
세가와 그 시절
1991년의 세가는 오락실 기판에서 기술적으로 앞서 있던 회사였습니다. 큼직한 캐릭터를 여러 개 움직이면서도 화면이 느려지지 않게 만드는 데 강했고, 이 시기 세가 기판의 액션 게임들은 대체로 손맛이 묵직한 편입니다. 때릴 때 화면이 반응하는 느낌, 적이 맞고 날아가는 모양 같은 것에 공을 들였습니다.
같은 시기 벨트스크롤 장르는 경쟁이 아주 치열했습니다. 여러 회사가 비슷한 형식의 게임을 계속 내놓았고, 오락실 한 줄이 통째로 이런 기계로 채워지기도 했습니다. 그 틈에서 이 게임은 크게 이름을 남긴 축은 아니지만, 여러 명이 동시에 붙을 수 있게 만든 구성 덕분에 사람이 많은 오락실에서는 제 몫을 하는 기계였습니다. 지금 해 본다면 이 장르 특유의 흐름을 익히기에 무난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