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스펙트럴 vs 제너레이션
S.V.G. 스펙트럴 vs 제너레이션 (S V G Spectral vs Generation v200 China) · 2005 · 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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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 격투 게임이라고 하면 보통 캡콤과 SNK, 혹은 만화 원작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좀 특이한 조합입니다. 일본 아이디어 팩토리의 시뮬레이션 RPG 두 시리즈를 대만 회사가 받아 격투 게임으로 만들었습니다. 판권도 개발도 국적이 엇갈린, 2000년대 중반 아케이드 시장의 사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S.V.G. 스펙트럴 vs 제너레이션(S.V.G.: Spectral vs Generation)은 IGS가 2005년에 내놓은 2D 대전 격투입니다. '스펙트럴 포스'와 '제너레이션 오브 카오스', 이 두 시리즈가 공유하는 네버랜드 세계관의 인물들이 한 화면에서 맞붙습니다. 원작을 모르고 들어가도 상관은 없지만, 원작을 알던 사람에게는 평소 유닛으로만 움직이던 캐릭터가 직접 기술을 쓰는 그림이 낯설고 반가운 게임이었습니다.
어떤 격투 게임인가
기본 골격은 정통 2D 대전 격투입니다. 8방향 레버로 이동과 점프, 앉기, 가드를 하고 버튼으로 약중강 계열의 공격을 나눠 씁니다. 커맨드로 필살기를 쓰고, 게이지를 모아 초필살기로 크게 뒤집는 흐름도 이 시절 격투 게임의 문법 그대로입니다.
캐릭터는 히로, 마유라, 로제 공주, 오로치마루, 자도, 에리루 같은 원작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판타지 세계관답게 검을 쓰는 인물, 마법을 던지는 인물, 짐승에 가까운 체구로 밀어붙이는 인물이 섞여 있어서 리치와 체격 차이가 큽니다. 캐릭터 선택 화면에서 특정 커맨드를 넣으면 나오는 숨겨진 강화판 캐릭터도 몇 있습니다.
처음 잡는다면 검을 쓰는 표준형 캐릭터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리치가 어중간하지 않고 대공기가 분명한 캐릭터를 골라야 상대의 점프를 떨어뜨리는 기본기를 익힐 수 있고, 이 게임에서도 점프 공격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승패를 크게 가릅니다.
막히는 지점
이런 계열 격투 게임을 처음 하는 분이 가장 많이 겪는 문제는 대전 상대가 대체로 공중에서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컴퓨터는 거리를 벌렸다가 점프로 붙는 패턴을 반복하는데, 여기에 계속 얻어맞으면 체력이 순식간에 녹습니다. 상대가 뛰기 시작하는 거리를 눈에 익혀 두고, 그 거리에서는 미리 대공기를 준비하는 편이 낫습니다.
또 하나는 게이지 관리입니다. 게이지가 찼다고 바로 초필살기를 던지면 대개 가드당하고 크게 반격당합니다. 상대가 큰 기술을 헛쳤을 때, 혹은 콤보 마무리로만 쓰겠다고 정해 두면 같은 게이지로 훨씬 많은 대미지를 냅니다.
IGS와 PGM 기판
IGS는 대만 회사입니다. 1990년대부터 아시아 아케이드 시장에서 꾸준히 기판을 내놓았고, PGM이라는 자체 기판을 만들어 카트리지를 바꿔 끼우는 방식으로 여러 게임을 굴렸습니다. 네오지오 MVS와 비슷한 발상인데, 업소 입장에서는 본체를 그대로 두고 게임만 갈아 끼울 수 있어 부담이 적었습니다.
PGM에서는 '나이트 오브 발러'로 알려진 삼국지 소재 액션 시리즈와 '오리엔탈 레전드' 같은 벨트스크롤 액션이 특히 오래 굴렀습니다. 이 게임은 그 PGM 계보 후반부에 해당합니다. 2005년이면 이미 오락실 대전 격투의 열기가 한참 지난 뒤였고, 새 아케이드 격투가 큰 기판에서 나오던 시절이라 2D 격투 신작이 나온 것 자체가 다소 늦은 편이었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
국내에서 이 게임을 오락실에서 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2005년의 한국 오락실은 이미 리듬 게임과 대형 체감형 기기, 그리고 PC방으로 옮겨간 손님들 사이에서 전성기를 지나 있었고, 2D 격투 자리는 여전히 킹오브파이터 시리즈와 스트리트 파이터 계열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오락실 추억보다는 나중에 알려진 쪽에 가깝습니다. 원작 시리즈를 알던 사람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2D 격투를 찾아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지금 해 보면 캐릭터 그림이 크고 색이 진해 화면이 시원하고, 판타지 세계관 인물들이 검과 마법으로 맞붙는 그림이 흔한 격투 게임과 다른 맛을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