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게임보이 스케이트 오어 다이

스케이트 오어 다이: 배드 앤 래드 (Skate Or Die Bad N Rad Europe) · 1991 · Konami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스케이트보드가 반항의 상징이던 시절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스케이트보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하나의 태도였습니다. 헐렁한 옷에 보드를 끼고 다니는 것 자체가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으로 읽히던 시기였고, 게임 업계도 그 분위기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제목부터가 "스케이트를 타든지 죽든지"입니다.

국내에서는 스케이트보드 자체가 낯선 물건이었기 때문에, 이 게임을 처음 접한 사람 대부분은 규칙보다 화면부터 봤습니다. 도시 뒷골목과 하수도를 배경으로 보드를 탄 캐릭터가 달리는 모습은 그때 한국 아이들 눈에는 꽤 이국적인 풍경이었습니다.

게임보이 스케이트 오어 다이 스포츠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1991)

달리고 뛰고 피하는 구성

게임보이 스케이트 오어 다이(Skate or Die: Bad 'n Rad)는 스케이트보드를 소재로 한 횡스크롤 액션 스포츠 게임입니다. 캐릭터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플레이어는 점프와 자세 조절로 장애물을 넘으며 코스 끝까지 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코스 곳곳에는 갈라진 도로, 굴러오는 통, 웅덩이 같은 방해물이 깔려 있습니다. 부딪히면 넘어지면서 체력과 시간을 잃고, 무엇보다 속도가 끊깁니다. 이 게임에서 속도가 끊긴다는 건 곧 제한 시간 안에 완주하지 못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가 판 전체를 흔듭니다.

중간중간 램프와 경사면이 나오면 공중으로 뜨는데, 이때 얼마나 높이 오래 떠 있느냐가 점수와 직결됩니다. 뜬 김에 위쪽 길로 넘어가야 하는 구간도 있어서 점프를 아무 데서나 쓰면 안 됩니다.

게임보이 스케이트 오어 다이 스포츠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1991)

라이벌과 코스

스케이트 오어 다이 시리즈는 원래 여러 종목을 모아 놓은 구성으로 유명했지만, 게임보이판은 휴대용 사양에 맞춰 질주와 묘기 쪽에 집중했습니다. 하수구, 도심, 공사장처럼 성격이 다른 코스가 이어지고, 뒤로 갈수록 장애물 배치가 촘촘해집니다.

각 구간 끝에는 실력을 겨루는 상대가 기다립니다. 이들을 앞지르거나 점수로 이겨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어서, 그냥 완주만 해서는 부족합니다. 아이템으로 회복하거나 잠시 유리해지는 요소도 있어, 코스를 외운 다음 어디서 무엇을 챙길지 계획하는 재미가 붙습니다.

손에 익어야 보이는 게임

처음 잡으면 조작이 미끄럽게 느껴집니다. 보드를 탄 캐릭터라 관성이 있어서, 버튼을 누른 다음 반응이 나오기까지 미묘한 간격이 있습니다. 이 지연을 계산에 넣지 못하면 뻔히 보이는 장애물에도 계속 걸립니다.

대신 그 감각에 적응하고 나면 코스가 다르게 보입니다. 어디서 미리 눌러야 제때 뜨는지, 어느 경사에서 속도를 끌어올려야 다음 구간이 편한지가 몸에 익습니다. 화면 작고 흑백인 휴대용 게임인데도 완주 한 번에 손에 땀이 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짧은 코스를 반복해서 다듬는, 전형적인 옛 휴대용 게임의 재미를 갖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