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이 하이퍼 올림픽
트랙 앤 필드 (Track Field USA Europe) · 1992 · Konami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버튼이 부서지던 게임
오락실에서 이 게임 앞을 지나가면 소리부터 달랐습니다. 다른 기계는 음악과 효과음이 들렸지만, 이 기계에서는 버튼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손바닥으로 내려치는 사람, 자를 대고 문지르는 사람, 동전을 굴리는 사람까지 나왔습니다. 오락실 주인이 가장 싫어하던 게임이 이것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이 소동의 원인은 규칙이 지나치게 단순했기 때문입니다. 빨리 두드리면 빨리 달립니다. 그것뿐입니다. 잔재주가 통하지 않고 오로지 손목의 속도만이 기록을 결정하니, 다들 물리적인 방법을 찾아 나섰던 것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게임보이 하이퍼 올림픽(Track & Field)은 육상 종목을 차례로 겨루는 스포츠 게임입니다. 코나미가 오락실에서 크게 성공시킨 작품을 휴대용 기기로 옮긴 것으로, 국내 오락실에서는 하이퍼 올림픽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렸습니다.
달리기, 멀리뛰기, 창던지기, 허들, 높이뛰기 같은 종목이 이어집니다. 각 종목마다 기준 기록이 정해져 있어서, 그 기록을 넘겨야 다음 종목으로 넘어갑니다. 넘기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끝입니다.
종목마다 다른 요령
달리기는 순수하게 두드리는 속도 싸움입니다. 처음부터 전력으로 두드리면 손이 금방 지치므로, 초반에 속도를 올려놓고 중반부터 리듬을 유지하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멀리뛰기와 창던지기는 두드리는 속도에 각도 조절이 더해집니다. 각도가 너무 낮으면 멀리 못 가고, 너무 높으면 위로만 뜹니다. 대략 마흔다섯 도 근처가 가장 멀리 나가는데, 여기서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이 기록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허들은 속도보다 타이밍입니다. 아무리 빨라도 허들에 걸리면 그 자리에서 크게 손해를 보므로, 장애물 앞에서 잠깐 속도를 희생하고 확실히 넘는 편이 총 기록에서 유리합니다.
작은 화면으로 옮겨 오며
오락실판에서는 전용 버튼을 손바닥으로 내려칠 수 있었지만, 휴대용 기기에서는 작은 버튼 두 개를 번갈아 눌러야 합니다. 이 차이 때문에 감각이 꽤 달라집니다. 대신 양손 엄지로 좌우 버튼을 교대로 누르는 방식이 자리를 잡아서, 오히려 안정적으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브라우저에서 키보드로 할 때도 같은 원리가 통합니다. 한 손가락으로 한 키만 두드리기보다, 두 키를 번갈아 누르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이 요령 하나만 알아도 기록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짧고 확실한 재미
종목 하나가 길어야 몇십 초이고, 실패하면 곧바로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기록이 숫자로 남으니 지난 판보다 나아졌는지가 바로 보이고, 그게 자꾸 한 번 더 하게 만드는 힘입니다.
여럿이 있을 때 순서대로 돌려 가며 기록을 비교하는 재미도 큽니다. 규칙 설명이 필요 없어서, 처음 보는 사람도 앉자마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오래된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