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액스 PC엔진
골든 액스 (Golden Axe) · 1990 · Telenet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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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마법을 뿜는 두 마리
골든 액스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대개 마법도, 보스도 아니고 도적 잡는 장면입니다. 무대 사이사이에 나오는 작은 도적을 발로 차면 물약 병이 떨어지는데, 이걸 모아야 마법을 쓸 수 있습니다. 무대 중간에도 자루를 멘 도적이 도망 다니고, 그놈을 쫓아가 걷어차는 게 이 게임의 소소한 재미였습니다.
또 하나 잊히지 않는 것은 타고 다니는 짐승입니다. 등에 올라타면 꼬리를 휘두르거나 불을 뿜을 수 있어서, 걸어 다닐 때와는 전투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만 몇 대 맞으면 짐승이 나를 떨어뜨리고 혼자 도망가 버리는데, 그 순간의 허탈함까지가 이 게임의 기억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골든 액스(Golden Axe)는 세 명의 주인공 가운데 하나를 골라, 무기를 휘두르며 화면 오른쪽으로 나아가는 판타지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바닥 위에서 적과 높이를 맞춰 싸우고, 구간 끝마다 덩치 큰 상대가 기다립니다. 목표는 왕국을 짓밟은 데스 애더를 쓰러뜨리고 빼앗긴 황금 도끼를 되찾는 것입니다.
이 게임을 다른 벨트스크롤 액션과 갈라놓는 것은 마법입니다. 모아 둔 물약 수에 따라 화면 전체를 덮는 마법이 나가는데, 많이 모을수록 연출이 길어지고 위력도 커집니다. 언제 쓰느냐가 고민거리인데, 아껴 두었다가 보스에게 몰아 쓰는 사람과 위험할 때마다 바로 터뜨리는 사람으로 성향이 갈립니다.
세 주인공의 차이
전사 액스 배틀러는 힘과 사거리가 균형 잡혀 있어 무난하고, 마법은 평범합니다. 난쟁이 길리우스 썬더헤드는 도끼를 짧게 휘둘러 사거리가 아쉽지만 마법 위력이 가장 좋습니다. 여전사 티리스 플레어는 몸이 가볍고 움직임이 빨라 치고 빠지기에 좋습니다.
세 명의 차이가 뚜렷해서 누구를 고르느냐에 따라 공략 방식이 달라집니다. 사거리가 짧은 캐릭터로 하면 적에게 더 깊이 들어가야 하니 위험 부담이 커지는 대신, 마법 한 번으로 상황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거리가 긴 쪽은 안전하게 싸우지만 마법에 기댈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할 수도 있는데, 서로 다른 캐릭터를 골라 역할을 나누면 훨씬 수월합니다. 한 명이 앞에서 막고 다른 한 명이 뒤로 돌아 치는 식입니다.
처음 하면 막히는 지점
가장 흔한 실패는 적에게 정면으로 붙는 것입니다. 이 게임의 적은 방패로 막거나 반격을 넣기 때문에, 같은 높이에서 정직하게 마주 서면 손해입니다. 살짝 위나 아래로 어긋나게 선 다음 옆에서 파고드는 것이 기본입니다.
낭떠러지가 있는 무대에서는 떨어지는 사고를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등에 업고 던지는 동작이나 상대에게 밀리는 순간에 화면 밖으로 나가면 그대로 목숨이 날아갑니다. 가장자리 근처에서는 아예 안쪽으로 물러나 싸우는 편이 낫습니다.
도적을 잡는 것도 요령입니다. 자루를 멘 도적은 도망치므로 뛰어서 쫓아가야 하는데, 그러다 적 무리 한가운데로 들어가면 본전도 못 찾습니다. 주변이 정리된 다음에 쫓는 것이 안전합니다.
세가의 간판이었던 시절
골든 액스는 1980년대 말 세가를 대표하던 아케이드 작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한 벨트스크롤 액션이라는 조합이 당시에는 신선했고, 마법과 탈것이라는 두 가지 장치가 이 게임만의 색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여러 기계로 옮겨지며 세대를 넘어 알려졌습니다.
PC엔진판은 이 원작을 가정용으로 옮긴 판본으로, 화면 구성과 무대 흐름은 대체로 원작을 따릅니다. 국내에서는 오락실판으로 이 게임을 먼저 만난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두 명이 붙어서 도적을 서로 먼저 차려고 다투던 기억이 함께 남아 있습니다. 지금 다시 잡아도 물약을 모으는 손버릇은 금방 되살아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