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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 트릴로지

다이 하드 트릴로지 (Die Hard Trilogy) · 1996 · Fox Intera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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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에 게임 한 개씩

영화를 게임으로 만드는 일은 대개 실망으로 끝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발상 자체가 달랐습니다. 다이하드 세 편을 하나로 뭉뚱그리는 대신, 각 편의 성격에 맞춰 완전히 다른 장르의 게임 세 개를 만들어 한 장에 담았습니다. 나카토미 빌딩은 삼인칭 액션으로, 공항은 광선총 사격으로, 뉴욕 시내는 운전으로 나뉩니다.

결과적으로 이 게임은 영화 게임 가운데 드물게 평이 좋았던 작품이 되었습니다. 하나를 하다 질리면 다른 걸 켜면 되고, 세 개 모두 그럭저럭 굴러갔기 때문입니다.

다이하드 트릴로지 액션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6)

어떤 게임인가

다이하드 트릴로지(Die Hard Trilogy)는 서로 독립된 게임 세 개가 하나에 들어 있는 모음집입니다. 처음 화면에서 어느 편을 할지 고르면 그때부터 전혀 다른 게임이 시작됩니다.

첫 번째는 빌딩 안을 돌아다니며 인질을 구하고 테러범을 쓰러뜨리는 액션입니다. 층마다 흩어진 인질을 다 구해야 위층으로 가는 문이 열립니다. 두 번째는 화면이 저절로 흘러가는 동안 조준하고 쏘는 사격 게임입니다. 세 번째는 폭탄이 실린 차를 몰고 시간 안에 목적지에 닿는 운전 게임입니다.

나카토미 빌딩

세 개 중 가장 오래 붙잡게 되는 것이 이 액션 부분입니다. 시점이 비스듬히 뒤에 붙어 있고, 좁은 사무실과 복도를 돌며 적을 처리합니다. 인질을 잘못 쏘면 감점이 크고, 일정 수 이상 죽이면 그 층을 실패합니다. 그래서 아무 데나 쏘면 안 되고, 모퉁이를 돌 때마다 한 박자 멈추고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체력이 넉넉하지 않아서, 총알을 아끼기보다 먼저 쏘는 쪽이 안전합니다. 다만 폭발물 근처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드럼통이나 가스통 옆에서 총을 갈기면 자기가 휘말립니다. 반대로 적이 그 근처에 모여 있을 때는 통 하나만 터뜨리면 한 번에 정리됩니다.

층을 올라갈수록 적이 무기를 바꿔 들고 나옵니다. 처음에는 권총뿐이지만 나중에는 자동 소총과 폭발물을 든 적이 섞여 나오므로, 열린 공간에서 정면으로 붙는 것은 위험해집니다. 기둥과 책상 사이를 옮겨 다니며 한 명씩 끌어내는 방식이 후반까지 통합니다.

공항 사격

두 번째는 화면이 알아서 움직이고 조준점만 옮기며 쏘는 방식입니다. 오락실 광선총 게임을 패드로 옮겨 놓은 셈인데, 조준점 이동이 조금 굼뜨기 때문에 미리 다음 적이 나올 자리로 손을 옮겨 두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여기서도 민간인을 쏘면 안 됩니다. 화면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람이 적인지 승객인지 순간적으로 구분해야 하는데, 이게 이 부분의 긴장을 만듭니다. 급할수록 조준점을 크게 휘두르지 말고 짧게 끊어 옮기는 편이 정확합니다. 재장전을 미리 해 두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적이 몰려나온 뒤에 탄이 비면 그대로 얻어맞습니다.

화면 곳곳에 놓인 물건 가운데 쏘면 이득이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소화기나 가스통이 그렇고, 추가 탄약이나 회복 아이템이 상자 안에 들어 있기도 합니다. 적이 없는 순간에는 배경을 훑어 쏘아 보는 것이 다음 구간을 편하게 만듭니다.

뉴욕 운전

세 번째가 가장 난폭합니다. 시내를 가로질러 폭탄이 설치된 곳까지 시간 안에 가야 하는데, 길이 막히면 인도로 올라가든 다른 차를 밀어내든 알아서 뚫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당시에 화제가 된 이유도 그 난폭함 때문이었습니다.

요령은 지도 표시를 계속 보면서 큰길을 고르는 것입니다. 지름길처럼 보이는 골목이 오히려 막혀 시간을 잡아먹는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정면충돌은 차를 크게 상하게 하니, 앞차를 피할 수 없을 때는 각을 틀어 옆으로 스치듯 밀고 나가는 편이 낫습니다.

지금 해 보면

세 게임 모두 요즘 기준으로 정교하지는 않습니다. 화면이 거칠고 조작이 뻑뻑한 구석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 장 안에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게임 세 개가 들어 있다는 구성 자체가 여전히 신선합니다.

세 개가 요구하는 감각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도 이 모음집의 성격을 만듭니다. 빌딩 액션은 신중함을, 공항 사격은 순간 반응을, 뉴욕 운전은 과감함을 요구합니다. 한꺼번에 붙잡기보다 하루에 하나씩 잡는 방식이 오히려 오래 즐기기에 좋습니다.

처음 잡는다면 나카토미 빌딩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합니다. 세 개 중 가장 완성도가 높고, 영화의 그 좁은 빌딩 안을 돌아다니는 감각이 제일 잘 살아 있습니다. 짧게 끊어 즐기고 싶다면 공항 사격이,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면 뉴욕 운전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