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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 1

그랜드 테프트 오토 (Grand Theft Auto) · 1997 · Rockstar 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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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내려다본 도시

화면은 도시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입니다. 자잘한 자동차들이 도로를 오가고, 사람들이 인도를 걷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제한이 거의 없습니다. 아무 차나 문을 열고 운전자를 끌어내 몰고 가도 되고,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도 되고, 그러다 경찰이 붙으면 도망치면 됩니다.

그 게임이 GTA 1(Grand Theft Auto)입니다. 1997년에 나온 이 작품이 이후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시리즈 중 하나가 되는 출발점이었고, 여기 실린 것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옮긴 판입니다.

GTA 1 액션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1997)

무엇을 해도 되는 도시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밑바닥 범죄자가 도시의 조직에게 일을 받아 처리하면서 이름을 올려 가는 내용입니다. 공중전화를 받으면 일이 떨어지고, 차를 훔쳐 어디로 가져다 놓거나 누구를 처리하는 식의 의뢰가 주어집니다.

중요한 건 그 일을 하지 않아도 게임이 굴러간다는 점입니다. 목표를 무시하고 도시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됩니다.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게 당연하던 시절에,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는 판을 열어 준 것이 이 게임의 진짜 발명이었습니다.

세 도시

무대는 리버티 시티, 산 안드레아스, 바이스 시티 셋입니다. 각각 뉴욕,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를 떠올리게 하는 곳이고, 이 이름들은 이후 시리즈에서 각각 한 편씩 통째로 무대를 차지하게 됩니다. 시리즈를 아는 사람이라면 1편에서 이 세 이름이 다 나온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

도시마다 도로 구조와 분위기가 다릅니다. 언덕이 많은 곳, 다리로 이어진 섬들, 해안을 낀 곳처럼 운전 감각이 달라져서, 도시를 옮길 때마다 새로 익히는 기분이 듭니다.

점수와 배수

일을 처리하면 돈이 들어오고, 그 돈이 곧 점수입니다. 일정 점수를 넘겨야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여기에 배수 개념이 있어서, 연속으로 일을 성공시키면 받는 액수가 점점 커집니다.

경찰의 압박이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구조도 이때 만들어졌습니다. 저지레를 계속하면 순찰차가 붙고, 더 심해지면 더 강한 것들이 나옵니다. 차를 바꿔 타거나 도색을 다시 하면 추적이 풀리는데, 도망 다니다가 골목에서 겨우 벗어나는 순간이 이 게임에서 제일 짜릿합니다.

라디오와 분위기

차에 타면 라디오가 나옵니다. 차종마다 나오는 방송이 다르고, 중간에 광고와 진행자 멘트가 섞여 나옵니다. 게임 화면은 자잘한 점 덩어리인데도 라디오 덕분에 진짜 도시를 달리는 기분이 났습니다. 이 라디오 문화도 시리즈 내내 이어지는 요소가 됐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림은 소박하고 조작도 뻣뻣합니다. 하지만 차를 훔쳐 달아나고 경찰을 따돌리는 그 뼈대는 여기서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 시리즈가 어디서 시작했는지 확인하는 데는 이만한 게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