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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몬 프론트 한국판

데몬 프론트 (Demon Front v107 Korea Single Pcb Version) · 2002 · 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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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슬러그를 정면으로 겨냥한 대만산 런앤건

2000년대 초 오락실에서 이 화면을 처음 본 사람은 대개 메탈슬러그의 새 편인 줄 알았습니다. 좌우로 달리며 총을 쏘고, 포로를 풀어 주면 보급을 던져 주고, 탈것에 올라타 화력을 쏟아붓는 흐름이 그대로 겹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든 곳은 SNK가 아니라 대만의 IGS였고, 도트도 손그림 티가 나는 SNK 쪽과 달리 3D로 만든 모델을 그림으로 굽는 방식이라 광택이 도는 특유의 질감을 가집니다.

데몬 프론트 한국판(Demon Front)은 옆으로 스크롤하는 런앤건 슈팅입니다. 총을 든 주인공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아가며 몰려드는 병사와 괴물을 처리하고, 스테이지 끝에서 화면을 가득 채우는 보스를 상대합니다. 이름 그대로 배경에는 마물과 주술이 깔려 있어, 군인끼리 싸우는 전쟁물에 오컬트를 섞어 놓은 세계관입니다.

데몬 프론트 한국판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2002)

정령을 데리고 다니는 시스템

이 게임을 원조와 갈라놓는 장치는 정령입니다. 주인공 곁에 따라다니는 보조 존재를 하나 데리고 다니는데, 이게 단순한 옵션이 아니라 게임 도중에 다른 정령으로 갈아탈 수 있고 종류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앞으로 곧게 쏘는 것, 화면 여러 방향으로 흩뿌리는 것, 방어에 가까운 역할을 하는 것이 있어서 지금 나오는 적 배치에 맞춰 고르게 됩니다.

정령은 쓸수록 성장하는 개념도 갖고 있어, 한 정령을 계속 붙들고 키우느냐 상황마다 바꿔 쓰느냐가 갈립니다. 런앤건 장르에 육성 요소를 얹은 셈인데, 짧은 한 판 안에서도 캐릭터가 세지는 감각이 있어 계속 넣게 만드는 구실을 합니다.

무기는 기본 총 외에 스테이지 곳곳에서 주워 씁니다. 넓게 퍼지는 산탄, 관통형, 폭발형 같은 것들이 나오고, 탄이 떨어지면 기본 총으로 돌아옵니다. 수류탄에 해당하는 투척 무기도 따로 있어서, 벽 뒤나 위쪽에 자리 잡은 적은 이걸로 걷어 냅니다.

스테이지와 보스

무대는 폐허가 된 도시와 기지, 동굴, 사원 같은 곳을 오갑니다. 앞부분은 정규군처럼 생긴 병사들이 총을 쏘며 나오지만, 진행할수록 사람 모양이 아닌 것들이 섞여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뀝니다. 배경에도 주술 문양과 제단 같은 게 깔려 있어, 전쟁물에서 시작해 오컬트로 넘어가는 구성을 눈으로 알 수 있게 해 둡니다.

보스는 이 게임이 가장 힘을 준 부분입니다. 화면을 거의 다 차지하는 덩치에 부위별로 다른 공격을 하고, 체력이 깎이면 형태를 바꿔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3D 모델로 만든 티가 나는 큰 덩어리가 부드럽게 움직이며 다가오는 압박감이 상당해서, 처음 보면 어디로 피해야 할지 몰라 그대로 몇 대 맞고 시작합니다.

탈것도 나옵니다. 올라타면 방어력과 화력이 함께 올라 잠깐 판을 밀어붙일 수 있고, 부서지기 직전에 내려서 몸을 빼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포로나 민간인을 구해 보급을 받는 요소도 있어, 위험을 무릅쓰고 옆길로 새는 선택지가 생깁니다.

오락실에서의 자리

한국 오락실에는 2000년대 초에 들어왔습니다. 메탈슬러그 계열을 좋아하던 사람들이 새 물건을 찾다가 만나는 자리에 놓였고, 실제로 조작감과 난도가 그 계열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다만 적이 쏟아지는 밀도가 높고 보스 공격 범위가 넓어서, 동전을 계속 넣어 밀고 가는 식으로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IGS는 이 무렵 삼국지 소재 벨트스크롤로 국내 오락실을 크게 차지하고 있던 회사입니다. 그 여세로 런앤건 장르에 정면으로 도전한 결과물이 이 게임인데, 원조를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한 게 아니라 정령 시스템과 3D 렌더 그래픽이라는 자기 색을 얹었다는 점에서 지금도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므로, 정령을 바꿔 가며 보스 앞까지 어떻게 버티는지 지금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