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블레이즈
드래곤 블레이즈 (Dragon Blaze) · 2000 · Psi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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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대신 용을 탑니다
종스크롤 슈팅 게임에서 화면 아래에 있는 건 대개 전투기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용을 탄 기사가 날아다닙니다. 배경도 우주나 도시가 아니라 성과 숲, 고대 유적 같은 판타지 세계입니다. 슈팅 게임의 뼈대에 판타지 옷을 입힌 이 조합이 첫인상부터 강합니다.
적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투기가 아니라 마법사와 괴물, 거대한 짐승이 나오고, 이들이 뿌리는 것도 총알이 아니라 마법처럼 생긴 탄입니다. 화면이 화려해서 슈팅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눈이 갑니다.
어떤 게임인가
드래곤 블레이즈(Dragon Blaze)는 위에서 아래로 화면이 흐르는 종스크롤 슈팅 게임입니다. 네 명의 기사 중 하나를 골라 적을 쏘고 탄을 피하며 스테이지 끝의 보스를 잡습니다. 맞으면 한 대에 격추되고 남은 목숨이 없으면 끝납니다.
조작은 이동과 사격, 그리고 폭탄입니다. 다만 이 게임에는 다른 슈팅에 없는 조작이 하나 더 있습니다. 타고 있는 용을 앞으로 떼어 보낼 수 있습니다.
용을 떼면 용이 화면 앞쪽에 자리를 잡고 따로 공격합니다. 그 상태에서 다시 버튼을 누르면 용이 기사에게 돌아오면서 그 사이의 적을 쓸어 버립니다. 이 떼고 부르는 조작이 이 게임의 전부라고 해도 됩니다.
용을 떼는 타이밍
용을 앞에 두면 화면 위쪽 적을 미리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적이 화면에 들어오기 전에 처리되니 탄 자체가 덜 나오고, 진행이 훨씬 편해집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용을 앞에 배치해 두고 가는 게 좋습니다.
중요한 건 언제 부르느냐입니다. 용이 돌아올 때 지나가는 경로의 적을 강하게 때리기 때문에, 적이 몰려 있을 때 부르면 한 번에 정리됩니다. 아무 때나 부르면 그 위력을 버리는 셈입니다.
용이 떨어져 있는 동안에는 기사가 혼자 남습니다. 화력이 줄어들고 방어 수단도 없어지니, 위험한 구간에서는 용을 곁에 두는 판단도 필요합니다. 이 선택이 매 순간 반복되는 게 이 게임의 리듬입니다.
네 명의 기사
고를 수 있는 캐릭터는 넷이고 성능이 확실히 다릅니다. 앞으로 곧게 쏘는 쪽, 넓게 퍼지는 쪽, 유도되는 쪽, 화력은 세지만 다루기 까다로운 쪽으로 나뉩니다.
처음이라면 유도되는 쪽이 편합니다. 조준을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적을 맞히니, 피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곧게 쏘는 캐릭터는 보스를 빨리 잡는 대신 화면 양옆의 적을 놓치기 쉬워서 익숙해진 다음에 잡는 게 낫습니다.
용의 성질도 캐릭터마다 다릅니다. 돌아올 때의 위력과 떨어져 있을 때의 사격이 달라지므로, 캐릭터를 바꾸면 진행 방식 자체가 바뀝니다. 같은 게임을 여러 번 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탄을 피하는 요령
사이쿄의 슈팅 게임들은 탄이 빠르기로 유명합니다. 이 게임도 후반으로 갈수록 탄속이 붙어서, 보고 나서 피하려 하면 늦습니다. 적이 어디서 나올지 외워 두고 미리 자리를 잡는 쪽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조준해서 날아오는 탄이 많습니다. 이런 탄은 제자리에 있으면 그대로 맞으니, 탄이 나오는 순간 옆으로 조금 움직이면 빗나갑니다. 크게 움직일 필요는 없고 살짝 흔들어 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화면 아래에 오래 붙어 있는 것도 위험합니다. 아래에 있으면 탄이 퍼질 시간이 길어져 빈틈이 줄어듭니다. 용을 앞에 보내 놓고 기사는 적당히 위로 올라가 적을 빨리 지우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이쿄의 후기작
사이쿄는 오락실 슈팅 게임을 꾸준히 만든 회사입니다. 대체로 탄이 빠르고 난이도가 높으며, 적 배치를 외워서 넘기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이 게임은 그 계보의 후반부에 있는 작품인데, 판타지 설정과 용을 떼는 조작으로 자기만의 색을 만들었습니다.
연출도 이전 작품들보다 화려해졌습니다. 보스가 등장할 때의 화면 구성과 각 캐릭터의 대사가 붙어서, 스테이지를 넘기는 것 자체가 이야기를 따라가는 느낌을 줍니다.
한국 오락실에서는 사이쿄의 게임들이 꽤 돌아갔지만, 이 작품은 나온 시기가 늦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습니다. 그래도 슈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용을 떼고 부르는 그 조작 하나만으로 기억되는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