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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월드 프리티 챈스

드래곤 월드 프리티 챈스 (Dragon World Pretty Chance v101 Japan Bad Sound) · 2001 · 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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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다 같은 마작은 아닙니다. 넷이 둘러앉아 패를 버리고 가져오는 그 마작이 있고, 쌓인 패 더미에서 같은 그림 두 개를 찾아 지우는 혼자 하는 놀이가 있습니다. 뒤쪽을 흔히 상하이라고 부릅니다. 이 게임은 그 상하이입니다. 화면 가득 쌓인 패를 보고 같은 짝을 찾아내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드래곤 월드 프리티 챈스(Dragon World Pretty Chance)는 IGS가 만든 상하이식 패 맞추기 게임입니다. 중국룡이라는 이름의 시리즈에 속하며, 앞서 나온 드래곤 월드 2001을 다르게 꾸민 판입니다. 대만과 중국 쪽 회사가 만든 게임이 일본과 아시아 오락실에 함께 돌던 시절의 물건입니다.

드래곤 월드 프리티 챈스 보드·카드 게임 화면 1 - 오락실 (2001)

짝을 찾는 규칙

규칙은 단순합니다. 여러 층으로 쌓인 패 더미에서 같은 그림 두 개를 골라 지웁니다. 다 지우면 그 판이 끝나고 다음 배치로 넘어갑니다.

다만 아무 패나 고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위에 다른 패가 얹혀 있으면 안 되고, 좌우 중 한쪽이 비어 있어야 집을 수 있습니다. 이 조건 때문에 게임이 퍼즐이 됩니다. 눈앞에 같은 그림이 보여도 지금 지울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생깁니다.

여기서 실력이 갈립니다. 초보는 보이는 짝을 닥치는 대로 지웁니다. 그러다 보면 마지막에 같은 그림 두 개가 서로를 막고 있는 상태가 되어 진행이 막힙니다. 잘하는 사람은 지우기 전에 그 패가 무엇을 막고 있었는지, 지우고 나면 무엇이 열리는지를 봅니다.

넉 장짜리 패를 다루는 요령

이 계열 게임의 핵심 요령이 하나 있습니다. 같은 그림이 넉 장 있을 때 어떻게 처리하느냐입니다.

넉 장 중 두 장만 지금 집을 수 있다면, 성급히 지우면 안 됩니다. 남은 두 장이 서로 막고 있는 자리에 있다면 그대로 게임이 끝나기 때문입니다. 넉 장이 전부 열려 있을 때 한꺼번에 지우는 게 가장 안전하고, 그렇지 않다면 어느 두 장을 지워야 나머지가 살아남는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또 하나는 위층부터 정리하는 습관입니다. 쌓인 더미의 꼭대기에 있는 패들이 아래 여러 장을 동시에 막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쪽에서 쉬운 짝을 찾아 지우는 것보다, 위층을 걷어 내 선택지를 늘리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오락실 게임인 만큼 제한 시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민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고, 화면을 훑는 속도 자체가 실력이 됩니다. 익숙해지면 같은 무늬가 눈에 먼저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배경 그림이라는 보상

이 계열 게임에는 오래된 관행이 하나 있습니다. 판을 깰 때마다 배경 그림이 바뀌면서 여성 그림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일본과 대만의 오락실 퍼즐, 특히 마작 계열에서 흔하던 방식입니다. 이 게임의 프리티 챈스라는 부제도 그 성격을 드러냅니다.

이런 구성은 퍼즐 자체의 재미와는 별개로 판을 계속 넘기게 만드는 장치였습니다. 다음 그림을 보려고 동전을 더 넣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 아시아 오락실에서는 이런 게임이 한 구석에 꽤 있었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도 비슷한 게임들이 있었지만 대개 안쪽 구석이나 성인용 오락실에 놓였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동네 오락실보다는 어른들이 가는 곳의 물건이었습니다.

IGS라는 회사

IGS는 대만 회사로, 90년대부터 아시아 오락실 시장에서 꾸준히 게임을 낸 곳입니다. 이 게임이 돌아가는 PGM이라는 기판을 만든 것도 이 회사입니다. 카트리지를 갈아 끼우는 방식이라 업주가 게임을 쉽게 바꿀 수 있었고, 그래서 아시아권 오락실에 널리 퍼졌습니다.

IGS는 여러 종류의 게임을 냈지만 그중 상당수가 마작과 패 맞추기, 그리고 카드 계열입니다. 이 회사가 겨냥한 시장이 어디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동시에 나이프 파이터나 서유석원전 같은 액션 게임도 냈고, 그중 일부는 한국 오락실에서도 제법 돌았습니다.

드래곤 월드 시리즈는 이 회사의 상하이 계열 간판이었습니다. 여러 편이 나오면서 조금씩 그림과 구성을 바꿔 갔고, 프리티 챈스는 그중 후기 작품에 해당합니다.

지금 해 보면

상하이 계열 퍼즐은 시간이 지나도 잘 낡지 않습니다. 규칙이 단순하고 조작이 간단해서, 처음 보는 사람도 몇 초면 이해합니다. 그림이 옛날 것이라도 짝을 찾는 재미 자체는 그대로입니다.

다만 오락실 게임이라 시간이 촉박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패 배치가 까다로워집니다. 집에서 느긋하게 하던 상하이와는 긴장감이 다릅니다. 그 조급함이 이 게임을 오락실 게임으로 만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