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미컴 오델로
오델로 (Othello USA) · 1986 · H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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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데 1분, 통달하는 데 평생
오델로를 소개할 때 늘 따라붙는 말입니다. 규칙은 정말로 한 문장입니다. 내 돌 두 개 사이에 상대 돌이 끼이도록 놓으면, 그 사이의 돌이 전부 내 색으로 뒤집힌다. 이게 전부입니다. 게임이 끝났을 때 판 위에 자기 색 돌이 많은 쪽이 이깁니다.
그런데 이 단순한 규칙에서 나오는 판단은 놀랄 만큼 복잡합니다. 초보자는 한 수에 최대한 많이 뒤집는 쪽을 고릅니다. 그리고 대개 집니다. 많이 뒤집는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 돌이 판 가장자리에 많이 노출된다는 뜻이고, 다음 수에 상대가 그것을 통째로 되찾아 가기 때문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패미컴 오델로(Othello)는 8×8 격자판 위에서 둘이 겨루는 보드게임을 게임기로 옮긴 작품입니다. 검은 돌과 흰 돌로 나뉘어 번갈아 한 수씩 두고, 판이 꽉 차거나 양쪽 모두 둘 곳이 없으면 끝납니다.
혼자서 컴퓨터를 상대할 수도 있고,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둘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 쪽은 난이도를 여러 단계로 고를 수 있어서, 처음 배우는 사람은 낮은 단계로 감을 잡고 익숙해지면 올려 가며 상대하면 됩니다. 실제 판과 돌을 준비할 필요 없이 언제든 한 판 둘 수 있다는 것이 이런 게임을 기기로 옮기는 이유입니다.
모서리를 차지하는 자가 이긴다
오델로의 첫 번째 정석은 모서리입니다. 판의 네 귀퉁이에 놓인 돌은 어떤 방향으로도 사이에 끼일 수 없어서 절대 뒤집히지 않습니다. 모서리를 하나 잡으면 그 줄을 따라 안정된 돌이 늘어나고, 판 전체가 서서히 자기 색으로 굳어 갑니다.
그래서 모서리 바로 옆자리, 특히 대각선으로 붙은 자리가 위험합니다. 그 자리에 두면 상대에게 모서리를 내주는 길을 열어 주는 셈이라, 고수들은 그 칸을 끝까지 피합니다. 어디에 두느냐보다 어디에 두지 않느냐를 아는 것이 실력의 시작입니다.
적게 뒤집는 기술
중반전의 요령은 오히려 자기 돌을 적게 만드는 것입니다. 판 위에 내 돌이 적으면 상대가 둘 수 있는 자리도 줄어들고, 결국 상대는 두고 싶지 않은 자리에 억지로 두게 됩니다. 상대의 선택지를 좁혀 스스로 모서리를 내주게 만드는 것을 두고 착수 가능 수를 조인다고 표현합니다.
종반에 가면 계산이 바뀝니다. 남은 칸이 얼마 없어지면 그때부터는 실제로 몇 개를 뒤집느냐가 승부를 가르므로, 마지막 열 수쯤에서 한꺼번에 판을 뒤집어 역전하는 일이 흔합니다. 끝까지 뒤집히던 판이 마지막 한 수로 갈리는 경험을 하고 나면, 이 게임이 왜 오래 사랑받는지 알게 됩니다.
판 없이 두는 오델로
오델로는 실물 판과 돌이 있어야 하는 게임이지만, 상대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더 까다롭습니다. 게임기로 옮긴 판본이 꾸준히 나온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혼자서도 언제든 실력이 비슷한 상대와 한 판 둘 수 있으니까요.
패미컴판은 화면이 소박하지만 필요한 것은 다 갖췄습니다. 둘 수 있는 자리가 표시되고 남은 돌 수가 나오니, 규칙을 처음 배우는 사람도 몇 판이면 감이 옵니다. 짧게 끊어 두기 좋아서, 시간이 조금 빌 때 한 판씩 두기에 알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