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즈 오브 더 로봇 슈퍼패미컴판
라이즈 오브 더 로봇 (Rise of the Robots Europe) · 1994 · Time Warner Interactive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화면만 보면 최고였던 게임
이 게임의 광고 화면을 처음 본 사람들은 대부분 놀랐습니다. 금속 표면에 빛이 반사되는 로봇들이 매끄럽게 움직이는 모습은 당시 격투 게임에서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고, 컴퓨터로 만든 3차원 모델을 미리 렌더링해 화면에 넣는 방식이 아직 낯설던 때였습니다. 발매 전 기대가 아주 높았고, 실제로 그래픽만 놓고 보면 그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라이즈 오브 더 로봇(Rise of the Robots)은 인공지능이 반란을 일으킨 공장을 무대로, 사이보그 주인공이 여러 로봇을 차례로 꺾고 최종 상대와 맞서는 대전격투 게임입니다. 금속 질감의 캐릭터와 어두운 산업 시설 배경이 특징이고, 슈퍼패미컴판은 이 작품을 16비트 기기로 옮긴 판본입니다.
한 대만 조종하는 스토리 모드
이 게임의 구성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모드에서 플레이어가 고를 수 있는 기체가 사실상 하나로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사이보그를 조종해 공장 안의 로봇들을 순서대로 상대하게 되고, 상대 로봇들은 각각 생김새와 공격 방식이 확실히 다릅니다.
거미처럼 생긴 기체, 팔이 길게 늘어나는 기체, 거대한 중장갑 기체 등이 차례로 나오는데, 상대에 따라 통하는 거리와 방식이 달라져서 매 판마다 접근법을 바꿔야 합니다. 처음 보는 상대에게는 몇 번 얻어맞으며 공격 패턴을 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배우는 데 시간이 걸리는 조작
이 게임은 기술 수가 많지 않고, 대신 하나하나의 동작이 느리고 무겁습니다. 로봇의 육중함을 표현한 선택인데, 그래서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게임의 빠른 공방을 기대하고 오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이 부분이 당시 평가가 갈린 지점이기도 합니다.
요령은 서두르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의 공격이 끝나고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는 사이의 틈을 노려 한 대씩 확실히 넣고 빠지는 식으로 싸우면, 화려하지는 않아도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특히 구석에 몰리면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화면 중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대와 결과 사이
발매 당시 이 게임은 홍보가 대단했던 만큼 논란도 컸습니다. 그래픽은 확실히 눈에 띄었지만 조작감과 기술의 다양성이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 많았고, 격투 게임이 쏟아지던 시기라 비교 대상도 많았습니다. 게임의 겉모습과 실제 재미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그럼에도 지금 다시 보면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금속 질감의 캐릭터와 어두운 공장 배경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다른 격투 게임에서 찾기 어렵고, 미리 렌더링한 3차원 모델을 2차원 격투 게임에 끌어들이려던 그 시기의 시도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시절 게임 잡지의 광고 화면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눌러볼 만한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