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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고스트

레이저 고스트 (Laser Ghost Europe) · 1991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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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세 자루를 동시에 꽂을 수 있는 게임

마스터 시스템에는 라이트 페이저라는 광선총 주변기기가 있었습니다. 화면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면 그 지점을 맞히는 물건인데, 이 총을 지원하는 게임은 통틀어 열세 개뿐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그 몇 안 되는 목록에 이름을 올린 작품입니다.

특이한 것은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본체에 총을 여러 자루 연결해 셋이 동시에 화면을 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광선총 게임은 보통 혼자 하는 물건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 게임은 처음부터 여럿이 둘러앉아 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레이저 고스트 슈팅 게임 화면 1 - 마스터 시스템 (1991)

어떤 게임인가

레이저 고스트(Laser Ghost)는 화면에 나타나는 유령을 조준해 쏘는 사격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영혼을 빼앗긴 소녀 캐서린을 구하기 위해 유령들이 들끓는 장소를 지나가며, 화면에 뜨는 조준점을 움직여 나타나는 것들을 쏩니다. 전부 일곱 개의 장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라이트 페이저로 화면을 직접 겨눠도 되고, 일반 패드로 조준점을 움직여도 됩니다. 지금처럼 브라우저에서 하는 경우에는 패드 방식이 되는데, 조준점을 방향키로 옮기고 버튼으로 쏘는 방식이라 조작 자체는 간단합니다. 기본 사격 외에 별도의 버튼으로 나가는 특수 무기가 따로 있습니다.

레이저 고스트 슈팅 게임 화면 2 - 마스터 시스템 (1991)

미션마다 달라지는 목표

이 게임이 단순히 나오는 대로 쏘기만 하는 구성은 아닙니다. 장마다 주어지는 임무가 다릅니다. 납치된 사람을 구해 내는 임무가 있고, 특정 장소에서 유령을 몰아내는 임무가 있습니다.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무엇을 쏘고 무엇을 쏘지 말아야 하는지가 달라집니다.

이 부분이 초보자가 가장 자주 실수하는 지점입니다. 화면에 움직이는 것이 보이면 반사적으로 쏘게 되는데, 구해야 할 대상까지 쏴 버리면 손해를 봅니다. 무엇이 적이고 무엇이 아군인지를 먼저 눈으로 구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속도보다 판단이 먼저인 구간이 꽤 있습니다.

특수 무기는 아껴 쓰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 사격으로는 처리가 벅찬 덩치 큰 유령이나 한꺼번에 몰려오는 구간이 있는데, 그런 순간을 위해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잡몹 상대로 소진해 버리면 정작 필요할 때 손을 쓸 수 없습니다.

난이도와 요령

이 게임의 난이도는 조준 실력보다 판단 속도에서 나옵니다. 화면 여기저기에서 유령이 튀어나오는데, 조준점을 옮기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으니 어느 쪽부터 처리할지 순서를 정해야 합니다. 가까이 다가오는 것, 즉 곧 피해를 줄 것부터 처리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패드로 할 때는 조준점을 화면 가운데 근처에 두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구석까지 밀어 놓으면 반대편에서 무언가 나왔을 때 옮기는 거리가 길어져 대응이 늦습니다. 가운데를 기준으로 짧게 오가는 식으로 움직이면 놓치는 것이 줄어듭니다.

진행할수록 등장하는 유령의 수가 늘고 움직임이 빨라집니다. 후반부에는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밀려오는 구간이 나오는데, 이때 여럿이서 총을 나눠 들고 각자 화면 한쪽씩 맡으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 게임이 여러 자루를 지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유럽에서만 나온 사연

이 게임은 유럽 지역에서만 발매되었습니다. 마스터 시스템은 일본과 북미에서는 경쟁 기기에 밀려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유럽에서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유럽에서 마스터 시스템은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했고 지원 기간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그래서 마스터 시스템 후기작 중에는 유럽에서만 나온 게임이 여럿 있습니다. 이 게임도 그중 하나로, 유럽 시장의 수요에 맞춰 만들어졌습니다. 세가가 같은 이름의 오락실 게임을 앞서 내놓은 적이 있지만, 이 마스터 시스템판은 그 게임을 옮긴 것이 아니라 별개의 작품입니다. 제목만 공유할 뿐 내용이 다릅니다.

8비트 하드웨어에서 유령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어두운 배경과 반투명하게 보이는 적을 표현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색 수가 제한된 기기에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배경을 어둡게 깔고 적만 밝게 처리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국내에서는

국내에서 마스터 시스템은 삼성전자가 1989년부터 겜보이라는 이름으로 들여와 판 기기입니다. 당시에는 꽤 많이 팔린 기기였습니다. 다만 유통된 소프트 목록은 유럽에서 나온 후기작까지 아우르지 못했고, 광선총 주변기기 역시 널리 보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당시 국내에서 실물로 접한 사람은 드뭅니다. 광선총 게임 자체가 국내에서는 오락실의 큰 캐비닛으로 경험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집에서 총을 들고 텔레비전을 겨눈다는 발상은 낯설었습니다. 지금 브라우저에서 패드 조작으로 해 보면 그 시절 가정용 광선총 게임이 어떤 물건이었는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